[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 강세 흐름을 보였으나 갑자기 튀어나온 암초에 부딪혀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초인 20일 2262.64을 기록하며 2260선을 돌파했지만 설 연휴 마지막 거래일인 23일에는 2246.13까지 되밀렸다. 기관(4767억원)과 외국인(1408억원)의 동반 순매도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우한 폐렴' 사태 악영향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한 폐렴'의 전염성이나 치사율이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에 비해 높지 않고 질병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 실적이나 세계 교역량 등 경제의 근본적인(펀더멘털) 요인들보다는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아직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보다 낮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폐렴의 전염성은 과거 사스 당시보다 현저히 낮고 치사율 역시 사스와 메르스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께름칙한 노이즈일 뿐 시장의 상황 변화를 유인하는 쇼크 변수는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와 의료기관의 신속한 대응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은폐와 초기 대응 미흡으로 최악의 전염병 사례로 남아있는 사스 수준으로 불안감이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가 중국의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와 겹쳤다는 점에서 중국 소비관련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춘제 특수가 기대되던 중국 관련 소비주(면세점·화장품·의류 등)의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테마는 IT, 2차전지, 중국 소비 관련주(화장품·면세점) 등이었는데, 이 중 관광·소비 위축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국 소비 관련주의 상대적 부진이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차현정기자 hjcha@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