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號 해법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과 관련한 정부의 승인 절차가 사실상 완료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 주도의 3강 체제로 굳어지게 됐다. 특히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가 KT를 바싹 추격하면서, KT의 수성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오는 3월 구현모 CEO 체제 가동을 앞두고 최근 'AI 전환'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미디어 진용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된 청사진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KT는 이번 인사와 조직재편을 통해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통합해 '커스터머(Customer)부문'을 신설하고, 소비자고객(B2C)을 전담토록 했다. 기업고객(B2B)과 글로벌고객(B2G)을 담당해온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은 '기업부문'으로 합쳤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은 구 내정자가 맡아왔으며 IPTV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KT 내부에서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해왔다.
통합된 '커스터머' 부문을 총괄할 수장은 아직 공석으로, 내부에서는 KT 본체 복귀 가능성이 큰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사장)가 부문장으로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합병이 최종 결정되면서,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의 점유율은 24.03%(지난해 상반기 기준)로 3위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유료방송 점유율 24.72%로, 1위 사업자인 KT(31.31%)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KT는 M&A로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진 만큼 미디어 시장 1위 수성에 힘을 쏟고 있다. KT는 당초 딜라이브 M&A를 통해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구상이었지만, 합산규제 논란에 휘둘리면서 협상 자체가 깨진 상황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됨에 따라,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33.33%의 점유율 상한에서 제외됐지만, 정치권의 합산규제 공방으로 난감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합산규제 이슈가 아직 살아있는 상황에서, 구현모 KT CEO 내정자가 취임 후 유료방송 M&A라는 강공책을 꺼내 들지도 미지수다.
KT그룹은 당장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를 정면돌파 하기 보다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를 통한 미디어 사업 강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CJ ENM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JTBC는 제이콘텐트리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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