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ETRI 원장
![[기고] 파괴적 혁신 없인 미래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1/2020011702102369607001[1].jpg "[기고] 파괴적 혁신 없인 미래 없다")
이번 CES에서는 누구나 알 수 있듯 AI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졌다.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인공지능(All in everyday Life), 이로써 미래 기술의 핵심이 바로 AI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천명케 해준 행사였다. 아울러 가정뿐만 아니라 집 밖에서도 AI를 이용한 '이동성'은 '언제 어디서든 내 집과 같이'라는 구호와도 잘 어울렸다.
라스베이거스 CES 2020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기업들은 행사 의제를 주도했다는 점과 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스마트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거의 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물론,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윤 창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사업 모형의 변화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1등의 가치, 진정한 개척자(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선 제조 지향적 기업가정신을 탈탈 털어버리고 서비스 지향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잘 차려진 무대 위에서 우리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탈바꿈하지 않고서는 언제나 추격자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내라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틀은 AI를 포함하는 소프트웨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늘 실수하는 것은 엔진, 하드웨어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 틀을 과감히 깨지 않고서는 혁신의 대가는 늘 작을 수 밖에 없다.
비교되는 외국의 한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자. 그들은 물론 하드웨어도 강하지만 서비스 기술을 들고나와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에 접목했다. 이것이 분명, 소프트웨어 지향적인 서비스 마인드다. 차량에만 적용해도 33개의 다양한 센서의 연결, 360도 서라운드 차량 음악감상용 오디오, 차량 내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 및 언제나 인터넷이나 SNS 등 연결성을 갖춘 초기 제품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스마트 자동차'라고 생각했다. 마치 십여 년 전 아이폰이 나오면서 휴대전화 단말기가 컴퓨터로 탈바꿈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젖힌 사례를 이번 자동차 사례에서 보았다.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이 CES에 보여준 노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진전되어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즉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데 꾸준히 진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CES에서는 '베끼기'의 한계도 보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불어닥친 가전의 투명 디스플레이화는 이번 전시회에서 일제히 벤치마킹돼 중복 전시되어 혁신의 한계에 대한 최종점도 보여줬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CES는 최신 제품과 미래 제품의 후보인 창업기술들이 동시에 전시되므로 두 개를 다른 관점으로 짚어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와 함께 필자가 느낀바를 정리해 보면, '삶과 함께하는 AI', '기술협력을 통한 지능화 서비스의 확산', '스마트 시티 기술발전의 지속적 관심', '디지털 헬스의 생활', '미디어 서비스 환경의 진화'라고 정의하고 싶다.
CES 2020이 보여준 가까운 미래의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줬다. 제4차산업혁명 이라는 새로운 파도 앞에 전 세계로부터 주도권 전쟁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연구,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원천기술의 개발만이 우리 앞에 닥친 네 번째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갈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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