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이 실적 반등세에도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핵심 자회사의 부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력 브랜드를 제외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은 적자를 지속하거나, 이익 폭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아모레G의 발목을 잡았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모레G의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33.5% 급증한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839억원으로 6.2%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후 해마다 급격히 악화하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부터 본격 반등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훈풍에도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브랜드는 실적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내다봤다. 에뛰드는 영업적자 55억원을 내며 적자 행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니스프리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에도 영업이익 79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에뛰드는 7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로드숍 브랜드의 경쟁력이 크게 약해진 탓이다. 특히 대표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가 뼈 아프다.
국내에서는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온라인 쇼핑몰 공세로 로드숍 브랜드가 위기에 내몰리면서 이니스프리 역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2조8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집중 공략하던 중국 시장에서도 로컬 매스 브랜드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이니스프리 현지 사업 전략을 '옴니 채널'로 선회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하는 동시에 브랜드 리뉴얼 작업과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역성장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2016년 1965억원 △2017년 1079억원 △2018년 80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34억원으로 전년보다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뛰드 영업이익은 △2016년 295억원 △20017년 42억원 △2018년 -26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00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은 고무적이나, 나머지 핵심 자회사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국내 매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향후 회사의 의지에 따라 마케팅 비용 축소 시 이익 증가는 가능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투자 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 증가보다는 브랜드력 회복에 따른 외형성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