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32개 별난맛집 매일 불야성… "이런 맛 제주서만 볼 수 있죠"

흑돼지오겹말이·당근핫도그·흑돼지함박스테이크… 제주 이색 먹거리 인기 폭발
주중 하루 평균 5000여명, 주말엔 1만여명 발길… 다 죽어가던 원도심 활기 찾아
매대 운영자 대다수 2030 청년, 日매출 60만원 짭짤… 고질적 주차난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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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32개 별난맛집 매일 불야성… "이런 맛 제주서만 볼 수 있죠"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이 방문한 제주 동문재래야시장. 평일과 추위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제주 동문재래야시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제주시청 제공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32개 별난맛집 매일 불야성… "이런 맛 제주서만 볼 수 있죠"


글 싣는 순서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9 제주 동문재래야시장



제주도 전역의 기온이 떨어지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영하의 체감 온도를 기록했던 6일. 저녁 7시쯤 찾은 제주 동문재래야시장은 추운 기온과 평일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4번 게이트에서 8번 게이트로 이어지는 곳부터 많은 인파들이 몰리면서 시장 입구에서는 '병목현상'이 일어날 정도였다.

워낙 몰린 인파 덕에 관광객 사이를 비집고 시장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쉽지 않았다. 8번 게이트 부근은 어깨를 부딪치지 않으면 걸어다니기도 힘들 법한 아케이드였지만, 관광객들은 분주한 틈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이 20㎝ 길이의 왕핫도그를 들고 다니거나 젓가락질을 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상인들도 덩달아 목청을 높였고, 돼지고기를 볶는 손놀림에는 더 속도가 붙었다. 여기저기서 조리를 위한 불쇼도 펼쳐졌다. 특히 제주도 대표 식재료인 '전복'을 관광상품화한 전복버터밥, 전복김밥을 파는 매대 앞에는 긴 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부천에서 왔다는 한 직장인은 "맛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며 "푸드코트같이 즐비한 매대들 앞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되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색다른 '먹거리'에 관광객 줄이어…시장 전체 매출 견인= 제주 동문재래 야시장은 낙후된 제주 원도심의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생기'와 '활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방문 관광객은 평일 5000명, 주말에는 1만명 수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퓨전 음식들과 푸드트럭 등 '식도락'을 테마로 내세운 야시장은 제주 원도심 상권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지역의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전복김밥 외에도 흑돼지오겹말이, 제주당근핫도그, 흑돼지함박스테이크 등도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유명 먹거리다. 대구에서 제주까지 내려와 영업을 하고 있다는 하나야끼 판매 상인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일반 간식으로 못느껴 보는 아주 특색 있는, 새로운 맛이 매력 포인트"라며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되다 보니 장사도 잘되고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인프라가 신도심으로 쏠리고 젊은이들의 유출도 이어지며 원도심은 활력이 저하돼갔다. 보통 재래시장은 저녁 8시쯤에 폐장을 하고, 이에 따라 밤이 되면 이 일대가 '죽은 도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재래시장 인근 주민들이 사업 취지에 동참해주며 원활한 야시장 운영이 가능했고 야시장에 쏠린 인파가 8번 게이트 외 구역으로도 이동하며 시장 전체 상인이 이전보다 오랜 시간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형성됐다. 야시장의 경우 동절기에는 오후 6시, 하절기에는 오후 7시에 문을 열며 자정까지 운영된다. 관광 명소로서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기능과 함께 시장 상인들의 매출 상승이라는 윈윈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동문재래야시장의 32개 매대는 50m란 좁은 아케이드에 두 줄로 늘어서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매대 운영자들이 일평균 매출 60만원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은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운영자들의 연령대도 304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청년 일자리도 창출했다. 32개 매대를 모집하는데 120여명이 지원하며 판매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운영위원회는 연말마다 매대 운영자들을 평가해 신규 운영자를 차순위, 재공모 등을 통해 모집해 입점한 매대들의 상당한 퀄리티를 유지한다.

◇타 지자체 벤치마킹…주차난은 숙제= 그러나 야시장 개장과 운영이 처음부터 이같이 순탄한 과정을 밟았던 것은 아니다. 동문재래시장 상인들은 2000년대 중반 지역 경제를 살리기위해서는 야시장이 필수임을 인식하고, 자비 6000만원을 들인 자체 야시장을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승인이 늦어지며 폐쇄 명령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행정안전부의 야시장 활성화 사업을 통해서야 본격적으로 야시장 활성화란 목적을 달성했다. 제주 동문재래야시장은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통해 국비와 지방비 총 10억원을 들였고, 지난해 3월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해 새로운 제주 관광의 명소로 부상 중이다. 현재는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이 전국 구의회, 도의회에서 방문해 워크숍을 요청할 정도로 성공적인 야시장 안착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야시장의 운영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제주도의 고질적 문제인 주차난이다. 도보로 이동한 기자의 경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렌터카들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고 주위를 빙빙 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면도로 불법주차는 이미 빈번한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야시장 관계자들은 "제주성지, 오현단 등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원도심은 개발을 하는 데 제약이 많이 있다"며 "필요한 주차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문화재 핵심지대 규제를 지금보다 더 완화하고, 좀 더 높은 복층 주차장을 건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제주=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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