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후 5년째 문전성시… 전주관광 필수코스 자리매김
매주 금·토 개장… 2030세대 데이트 커플로 '북적북적'
도로 하나 사이에 둔 '원조 명소' 한옥마을보다 더 인기
가족단위 관광객 즐길거리 부족… 좁은 통로 불편함도
매주 금·토 개장… 2030세대 데이트 커플로 '북적북적'
도로 하나 사이에 둔 '원조 명소' 한옥마을보다 더 인기
가족단위 관광객 즐길거리 부족… 좁은 통로 불편함도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주전부리 급이 다르당께"… 전주의 참맛, 1만 발길을 잡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12/2019121202100358063002[1].jpg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주전부리 급이 다르당께\"… 전주의 참맛, 1만 발길을 잡다")
전주=박동욱기자 fufus@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주전부리 급이 다르당께"… 전주의 참맛, 1만 발길을 잡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12/2019121202100358063002[2].jpg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주전부리 급이 다르당께\"… 전주의 참맛, 1만 발길을 잡다")
글 싣는 순서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8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남부시장은 전주 사람들의 역사죠." 전주에서 나고 자란 신세영(31) 씨는 이날도 남부시장을 찾았다. 전주를 고향으로 둔 사람이라면 남부시장과 함께 자랐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조선시대 전주 부성 남문 밖 '장시'에서 출발한 남부시장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2013년 행정안전부(당시 안전행정부) 야시장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다. 디지털타임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은 지난달 15일 전주 관광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남부시장 야시장을 방문했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2014년 10월 31일 본격적으로 문을 열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전주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한옥마을과 4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올 5월에는 행안부 '야시장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억 원을 확보했다. 야시장에서 먹거리를 구매한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편의성을 보다 높일 계획이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린다. 해가 빠르게 지는 겨울철엔 오후 6시부터 개장한다. 이름처럼 밤에만 운영하는 야시장의 특색을 살려 조명에도 신경 썼다. 대한민국의 전통색깔인 '오방색'을 살린 조명 위에 전통과 현대, '로컬(local)'과 '글로벌(global)'이 어우러진다는 뜻을 담았다. 모토는 '오방색 야시장'이다.
디지털타임스 취재진이 방문한 시각은 금요일 저녁 6시가 안 된 시각. 일찌감치 전주 여행을 시작한 관광객들과 '불금'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시장은 야시장 매대가 깔리기 전부터 북적였다.
◇한옥마을 관광객 발길 유인 '성공'= 남부시장 야시장이 열리면 하루 평균 7000명(주말 기준) 안팎의 사람이 몰린다고 한다. 주말과 평일 인파를 전부 합하면 남부시장에만 매주 1만7000명이 찾는다는 통계도 있다.
해방 이후 전라북도 상업의 중심지 기능을 해왔던 남부시장은 1990년대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남부시장의 전성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남부시장의 분위기로는 '불황'이나 '재래시장의 몰락' 같은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한산했던 낮 시간대와 달리 야시장이 개장하자 젊은 커플부터 가족 단위까지 수많은 방문객들이 시장으로 유입됐다.
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남부시장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고객의 연령층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남부시장에서 오랫동안 국밥 장사를 해온 한 상인은 "야시장이 커지니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며 "단골 고객인 어르신들은 주중에 많이 방문을 하시고, 주말엔 젊은이들로 붐빈다"고 전했다.
남부시장이 야시장을 시작한 것은 근처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서였다. 남부시장은 물론 인근에 있는 한옥마을, 풍남문 등을 연계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주에 부족했던 '야간 콘텐츠'를 야시장이 채우게 되면서 전주 관광이 '1일 코스'가 아닌, '1박 2일 코스'로 풍요로워졌다는 의미도 갖는다.
5년 전만 해도 전주에 방문한 관광객들은 잘 알려진 한옥마을만 돌아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5년이 지난 현재. 해가 지면 찬 공기가 스며드는 11월 초겨울 밤이었지만, 야시장은 길거리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남부시장 안 십(十)자로 늘어선 45개 매대마다 줄이 길어졌다.
꼬치 요리를 파는 한 상인은 "지금은 한옥마을이 아니라 야시장 때문에 전주에 왔다는 손님들도 계신다"고 했다. 쭉 같은 자리에서 수제공예품을 판매해온 한 점주는 "옛날에 재래시장이 잘 되던 시기처럼 북적이는 것 같다"고 했다. 단순히 한옥마을 관광객의 발길을 끄는 것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하현수 남부시장번영회장은 "경기 불황으로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모두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그래도 거기에 비해서 우리 시장은 사람이 줄었다고는 보이지 않고 여전히 많이들 오신다. 다만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매출이 예전 같지는 않긴 하다"고 전했다.
◇같은 먹거리라도 '맛'으로 승부= 남부시장 야시장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먹거리'다. 전국 야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슷한 음식들도 있었지만, 전주에 특화된 '모주 초콜릿' 같은 독특한 간식거리도 있었다.
같은 먹거리지만, 매대를 꾸리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청년과 노인이 함께 창업의 꿈을 꾸고 있고, 중국·베트남 등 다문화가정에서도 이색적인 고향의 음식을 살려 야시장 먹거리를 더욱 특색있게 만든다. 전주시는 야시장을 통해 연간 100여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보고 있다.
이날 남부시장 야시장을 처음 방문했다는 신경희(40·가명) 씨는 "서울에서도 먹어봤던 것들이 많은데 확실히 전주 음식이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메뉴가 유사하다면, 맛에서 밀리지 말고 '그래도 전주가 음식 맛은 최고'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상인들에게 항상 당부한다고 한다.
다만, 역사가 깊은 전통시장을 '신식'으로 바꿔가는 데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남부시장 공용화장실은 아직 낡은 재래식 시설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신 남부시장 2층에 위치한 '청년몰'에선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커피나 술을 파는 소규모 업장이 많고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이 즐비해 친구나 연인끼리 오기엔 안성맞춤이지만, 가족 단위로 왔을 때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전북 김제에 거주하는 김미지(33) 씨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기엔 먹을 것이나 놀 거리가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한 관광객은 "사람이 많아서 통로가 혼잡하고 내부에서 음식을 먹기가 조금 불편하지만, 야시장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주=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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