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 목표치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공고한 전기차 민간공고대수 접수 자체가 미달한 데다, 출고 자체도 늦어지고 있다. 이미 전기차를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 추세라면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보급 계획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환경부의 전기차 지급현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자체(한국환경공단 제외)의 전기차 민간공고대수(3만6520대) 가운데 접수대수는 3만1129대(85.24%)로 집계됐다. 접수대수 중 실제 출고대수(2만5483대)로, 81.86%를 기록 중이다. 현재 추세라면 전국 민간공고대수를 모두 채우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기차 보급 '빅3'로 꼽히는 제주(6003대), 서울(5925대), 대구(4600대) 등에서의 부진 여파가 컸다. 이들 3곳이 전국 민간공고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26%에 이른다. 제주의 경우 접수대수가 3381대에 그쳤고, 이어 서울과 대구가 4704대, 4396대를 기록했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승용차 기준)는 10종 이상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아이오닉, 니로 등 친환경차 브랜드를 비롯, 코나 일렉트릭, 쏘울 부스터 EV 등이 대표적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3 Z.E.와 트위지를, 한국지엠(GM)은 볼트(Bolt)EV를 판매 중이다. 수입차에서도 BMW와 닛산이 각각 i3, 리프를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1억원이 웃도는 모델S와 모델X 등을 시판 중이다. 환경부가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시작한 2013년과 비교하면 배 이상 전기차 모델이 증가했다.
전기차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보급률이 저조한 건 특정 차종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열풍이 불면서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의 경우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반년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보조금은 대부분이 출고 등록순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곧바로 보조금을 쥘 수 없는 구조다. 실제 차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기다리다 못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으로는 전기차 성장세가 과거와 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게 쉽지 않아 정부의 중장기 목표치를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9년 '0대'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올해 10월 기준 8만3047대로 늘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올해까지 누적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당장 내년부터 매년 10만대 이상을 보급해야 한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