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SKC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동박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광폭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에 쓰이는 동박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SKC는 동박 제조업체인 KCFT 인수와 함께 공격적인 증설로 시장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의 2020년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대비 20% 늘어난 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0% 급증한 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1분기에는 동박 사업을 영위하는 KCFT의 지분 100% 인수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이 약 88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박은 배터리의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중 음극에 쓰이는 핵심소재다. 구리를 얇은 막으로 만들어 음극활물질을 채우는데, 얇게 만들수록 더 많은 음극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의 고용량화와 경량화가 가능하게 된다.
SKC는 내년 1월1일을 기일로 화학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지분 49%를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KPC의 화학 계열사인 PIC에 매각할 예정이다. 화학사업의 분할 및 지분 매각과 함께 KCFT 인수를 마무리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CFT의 동박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CFT는 국내 정읍 공장 증설을 통해 2만톤 규모의 연간 동박 생산량을 내년에는 3만톤까지 늘리고 자회사 SKC Inc.와 MCNS가 보유 한 미국 및 폴란드 부지를 활용한 추가 증설을 통해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KCFT의 주요 고객사인 LG화학이 유럽에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수율이 회복되면서 동박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 글로벌 수요는 3세대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시점으로 xEV용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차전지 글로벌 수요는 약 174GWh로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53% 성장한 266GWh, 내년에는 57% 늘어난 418GWh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내년 전기차 업체들이 신모델을 앞세워 경쟁을 확대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동박 수급 불균형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급증하는 2차전지 수요로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시장 선점을 위해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늘려오고 있지만, 동박업체들은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와 내년 글로벌 배터리셀 수요 증가율은 각각 50%, 5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지만, 동박 공급 증가율은 25%, 3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박 가격의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동박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물량은 이미 늘어나고 있으며 KCFT의 매출 역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KCFT는 내년 동박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1만톤으로 증설하는 만큼 매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