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110m 꽉 채운 `야참 리어카`… 주말 8000 야행족 홀리다

씨앗호떡·오징어 튀김·에그와플 등 야시장 명물이 된 먹거리
시장내 통로 30개 매대 불야성… 겹치는 메뉴 없어 더 매력적
"남포·광복동 거리까지 매출 증가… 지역 전체에 활력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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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110m 꽉 채운 `야참 리어카`… 주말 8000 야행족 홀리다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이 방문한 대한민국 1호 야시장인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 개장 이후 꾸준히 방문객이 몰리고 있으며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 및 활성화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곳이다.

부산=박동욱기자 fufus@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2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깡통시장→도깨비 시장→한국 1호 야시장.'

바로 부산 부평시장의 변신 순서다. 항상 소비자들을 위해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바로 부산 부평시장이 국내 가장 유명한 시장으로 전국민에게 변치않는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평시장이 처음 전국민에게 유명해진 것은 1950년도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투식량인 '씨레이션(C-레이션)'을 유통시켰기 때문이다. 모든 생필품을 고향에 두고온 빈몸의 피난민에게 깡통에 든 독특한 음식은 '별미 중의 별미'였던 것이다.

전후 미군 전투식량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하지만 부평시장에서 유통되는 물건은 더욱 다양해졌다. 1000원짜리 소품부터 각종 식품, 수백만원짜리 고가품까지 없는 게 없었다. 그래서 붙은 별칭이 '도깨비 시장'이다. 그러나 IT 시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세상의 모든 물건을 사는 시대가 되면서 '도깨비 시장'도 설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부산 부평시장은 또 다시 변신을 꾀했다. 국내 최대 항구 도시 부산의 풍미를 최대한 이용했다. 야간에 시장을 열어 다양한 먹거리와 풍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 잡았다. '대한민국 1호 야시장'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夜시장의 성공 = 부산 부평야시장은 행전안전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 및 활성화 사업'의 대표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개장 이후 꾸준히 주말 하루 평균 8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낮에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으로, 밤에는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부산 여행의 필수코스로 꼽히면서 자연스레 주변 상권 활성화도 이끌었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17일 풀뿌리 상권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는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을 찾았다.

이날 저녁 8시30분쯤 야시장은 이미 갖가지 음식 냄새로 가득했다. 곳곳에서 '어서오이소'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행인을 부른다.

부산 부평깡통 야시장은 시장 내 110m 구간에 30개 매대로 운영된다. 낮에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지만, 밤에는 매대가 들어서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로 방문객을 맞는다.

사실 인기 야시장의 탄생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전통시장에 무슨 …"이라며 상인들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야시장 운영시간은 저녁 7시30분부터 자정까지다. 낮 전통시장에 이어서 운영되면서 밤낮으로 시장에 고객이 머물도록하는 효과가 있다.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부평깡통 야시장이 들어서면서 기존점포의 매출은 이전에 비해 20~30% 늘었다. 특히 야시장 운영 구간 내 낮에만 장사하던 기존 60여개 점포들이 시간을 연장해 영업하면서 상권이 활성화 됐다. 인근 남포·광복동 거리와 자갈치 시장 등도 매출이 5~15% 정도 늘면서 지역에 활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야시장 반장'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빨간 조끼를 입고 야시장 이곳저곳을 누비던 김동훈 부평깡통야시장 반장은 "처음에는 메뉴 선정을 놓고 마찰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메뉴 겹치지 않게 하고 있다"며 "6개월에 한번 씩 메뉴를 변경할 수 있다. 메뉴 변경을 신청하면 상인회 회장까지 같이 보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 새로운 도전에 직면 = 야시장의 미래가 장미빛만은 아니다. 최근 조선산업 등의 침체로 부산 일대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야시장을 찾는 고객도 줄고 있다. 특히 기자가 방문한 10월은 전통적으로 야시장 비수기다. 여름 휴가철이 지나가고 학생들의 방학도 끝나 발들일 틈이 없었던 성수기와 대조를 이뤘다.

야시장에서 오징어튀김을 판매하는 이도현(29)씨는 "대학교 등 학교 방학이 아닌 시즌은 비수기"라며 "여름·겨울방학은 성수기인데, 성수기 평일에는 매출이 20만~30만원에 달한다. 비수기 평일에는 하루 평균 10만~20만원, 주말은 50만~60만원 정도 매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치즈갈비튀김을 판매하는 정희승(35)씨는 "평균적으로 평일 하루 매출은 20만원 정도"라며 "안 될 때는 4만~5만원의 매출을 올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야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하기 전, 시장조사를 할 때보다 최근 방문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해 주말에는 사람이 사람한테 밀려다녔는데 요즘 그렇게는 아니다. 지난해보다 3분의2 정도로 방문객이 줄어든 것 같다. 방문객이 있어도 (경기 탓인지) 잘 사먹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글로벌 야시장'에 도전 = "내수가 부실해졌다면 이제 외국이다." 야시장의 글로벌화, 바로 부평 야시장이 찾은 답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야시장의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외국 손님을 끌기 위한 노력도 새롭게 시작됐다. 부산 중구청과 상인회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음과 동시에 매장운영자를 다문화가정에서 선발해 다양성을 주고 있다.

반응은 조금씩 오고 있다. 외국인 손님의 비중도 30%정도로 늘었다는 게 상인회의 설명이다. 이날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야시장에서 에그와플을 구매한 대만인 링유췐(23)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부산에 여행왔다"며 "에그와플이 굉장히 맛있다"고 말했다.

에그와플을 판매하는 이 씨는 "홍보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만인이 친구로 추가되어 있다. 이를 보고 와서 사진을 보여주며 사가는 대만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씨의 에그와플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유명해 매상의 3분의1이 일본인이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케냐에서 온 저프리(40)는 1년 전부터 수공예품 판매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온지 10년 됐다"며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방문객이 지나가자 그는 "사모님 갑자기 선물 사이소(어머니, 서프라이즈 선물 사세요)"와 같은 말도 거침없이 건네며 손님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저프리는 "처음에 구청에서 신청해서 1년 반 동안 운영하다가 지난해에 다시 돌아왔다"며 "여러가지 많이 파는데, 팔찌랑 드림캐처가 많이 나간다. (매출이) 많을 때는 10만원"이라고 말했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1일 평균매출액30만원으로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1년단위로 계약하고 있는데 신청자가 쇄도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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