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작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포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 5위에 올랐다. 이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업체인 닛산은 물론,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 업체를 제친 것이다. 후발주자임에도 준중형부터 SUV(스포츠유틸리티차)까지 다양한 차급에서 전기차를 내놓으며 적기에 시장에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일본 자동차 전문지인 포린(Fourin)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작년 세계 시장에서 전년보다 217.4% 증가한 전기차 11만742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전기차 판매 순위로 5위에 해당한다.
작년 전기차 판매 1위는 25만4352대를 판매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전년보다 146.9% 증가한 것으로 보급형 모델인 모델3을 내놓은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이어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확대 정책을 등에 업은 비야디(BYD)와 BAIC(북경기차)가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기차 양산하는데 성공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대응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2014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는 17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 도요타와 닛산은 각각 1만9879대, 6만1500대를 팔았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2015년과 2016년 도요타를 앞지른 데 이어 2017년 밀리기는 했지만, 작년 큰 폭으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를 선보였던 닛산도 밀어냈다. 혼다의 경우 작년 전기차 판매가 1만9910대로, 저조한 편이었다.
현대·기아차가 이른 시간 내 세계 전기차 판매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다양한 신차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각각 아이오닉과 니로라는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를 내놓은 데 이어 양산형로 전기차 출시를 확대했다. 전기차 제품군으로만 따지면 세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5종(수소연료전기차 포함)을 갖췄다.
전기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시장인 만큼 가파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게 주요 과제로 꼽힌다.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의무화한 파리협정 발효와 협정 이행을 위한 세부지침 채택으로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하는 추세라 전기차 성장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시장 전망기관인 IHS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의 급성장으로 2030년 전기동력차 비중이 55.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측은 "현대·기아차는 주요 경쟁업체와 비교해 아직 전용 모델과 고급차 모델이 부족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충전소 등 인프라가 일부 조성된 전기차 모델의 제품군 확대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친환경성과 국내 제조사의 기술력에서 가장 우위를 보유한 수소차 모델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4개종을 갖춰 세계 3위 달성을 목표로 내년에 전기차(BEV)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오는 2021년 중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