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가짜뉴스 막는 블록체인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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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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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가짜뉴스 막는 블록체인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가짜뉴스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블록체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번 등록된 정보를 누군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고, 변경된 정보를 참여자 모두가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이 보장되는 블록체인이 출처가 불분명한 뉴스의 기원을 추적할 수 있다.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가짜뉴스는 그 기사가 어디서 왔는지 누가 작성했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지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불분명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뉴스의 진위와 출처를 투명하게 확인해줌으로써 사용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류나 유통 부문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사례는 많았지만 가짜 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블록체인 기술로 차단하겠다는 획기적인 시도가 언론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저널리즘 신뢰상실의 시기에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뉴욕타임즈(NYT)나 워싱턴타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뉴스의 진위를 파악하고 팩트 체킹을 하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자사 뉴스 메타데이터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뉴스 사진, 영상, 기사에 대해 블록체인을 통해 증명을 한다. 뉴스 기원 프로젝트를 통해 뉴스 제작 당시부터 외부에 공유되는 과정, 사진 수정내역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유통과정을 보증하고 있다. 메타서트라는 회사는 블록체인 내에 기사 검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저장하여 가짜 뉴스 판별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라쿠텐사는 뉴스 콘텐츠 제작자 및 발행자 등과 관련된 사람을 블록체인에 저장해 쇼셜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뉴스를 막고 있다. 미국 뉴욕의 '시빌' 블록체인 뉴스 플랫폼은 개인사용자나 독자가 '팩트체커'로써 활동을 한다. 팩트체커라는 기능을 통해 뉴스에 올라온 기사들의 사실 유무를 확인하고 유능한 팩트체커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가짜뉴스의 양산을 막고 잘못된 정보를 유출하는 기자에 대해서 제재도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보상체계는 모든 참여자의 선순환적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여 유튜브와 같은 생산자, 소비자, 플랫폼 간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생산 초창기부터 뉴스에 관한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가짜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면 더이상 뉴스 소비자들이 가짜뉴스에 현혹되고, 속고, 결국 무관심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속거나 혼란을 겪은 뉴스 사용자는 뉴스 자체에 피로를 느끼고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된다. 사진과 영상의 생성시기와 위치, 정보출처, 편집, 발행 방식 등 뉴스 기사의 배경적 메타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언론이 제공하는 뉴스가 이러한 정보 패킷과 함께 전달된다. 미검증, 허위 뉴스 확산으로 신뢰를 잃고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언론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미국과 같이 정보의 유통이 자유롭고 전 세계의 뉴스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미국 못지않게 국내에서 가짜뉴스 문제가 만연한 것은 사회자체의 여론의 다이내믹스와 좌우 진영논쟁이 팽배한 사회의 구조적 성격에 연유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나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된 사안에 대해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리사회의 특수한 상황일 것이다. 선거와 투표 등에서 가짜뉴스로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하는 상황을 우리는 많이 목도해왔다.

가짜뉴스가 만연하는 것은 그만한 강렬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상황이라면 블록체인 기술로 가짜뉴스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근본적으로 사회의 신뢰가 부족하고 가짜정보가 양질의 정보를 구축해나가는 상황일진데, 획기적인 블록체인일지라도 좋은 해결책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가짜뉴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있는 한, 블록체인기술을 넘어설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보안 및 책임성으로 가짜뉴스의 문제를 다소 약화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의 성숙도에 달려있고 대중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달려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웹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나 그럴듯한 암호화폐로 보상 받는 좋은 제도적 서비스가 있다 한들 가짜뉴스를 즐기는 대중이 있으며, 가짜뉴스를 필요로 하는 가짜 언론사와 정당이 있을진데, 사회저변에 신뢰가 없는 한 아무리 좋은 블록체인 기술도 소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사용할 사람들의 성숙도와 적용될 사회의 신뢰도가 훨씬 중요할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와 콘텐츠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중요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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