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최대 격전지인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PBS 수탁고가 업계 최초로 8조원을 돌파하면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PBS 펀드순자산(AUM)은 올 들어 8월 말 현재 8조1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10일 기준 6조6436억원 대비 1조5548억원 증가한 규모다. 시장 점유율은 23.5%에 달한다. 수탁액 규모와 점유율 모두 업계 1위다.
미래에셋대우는 PBS 부문에서 지난달 삼성증권을 제치고 두달여 만에 업계 1위를 탈환했다. 지난 6~7월만 하더라도 2위였다. 그러던 최근 대어급 헤지펀드 운용사를 고객으로 맞이하며 단숨에 수탁액 8조원을 넘어서는 등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PBS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신용공여와 증권대차,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6개 대형증권사(자기자본 3조원 이상)만 PBS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PBS가 급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70건이 넘는 신규 헤지펀드 운용사와의 계약이다. 6월 말 대비 신규로 들어온 펀드순자산만 약 1조원에 육박한다.
기존 고객인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수탁고가 증가한 점도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대우가 가파른 순자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름드리자산운용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점도 수탁고를 불린 배경이 됐다. 대부분 한국투자증권이 관리하고 있으나 수십개 펀드 중 순자산 1000억원 이상 헤지펀드 일부를 미래에셋대우가 담당한다. 아름드리운용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5000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1조3000억원 이상 커졌다.
반면 2위로 밀린 삼성증권의 PBS 순자산은 7조5645억원으로 지난 6월10일(7조1164억원) 이후 4481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22.3%에서 21.6%로 0.7%포인트 내려앉았다.
175개 전문사모펀드 운용사의 2936개 헤지펀드 순자산 총액은 34조9510억원에 달한다. 7월에만 254개가 신규로 설정됐다.
펀드순자산 35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한국형 헤지펀드가 그칠 줄 모르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만큼 PBS 점유율 경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증시 불확실성에도 사모펀드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추세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말 기준 올들어 코스피가 0.81% 손실을 내는 동안 헤지펀드는 3.06% 성과를 냈다. 과거 성과지표를 봐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 해 코스피가 17.28% 빠질 때 헤지펀드는 0.98%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