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는 `유전자가위` 활용… 난치성 질환 치료 길 연다

보건복지부 '생명 윤리법' 개정안 추진
유전질환·암·에이즈 등 질병 상관없이
현저히 우수한 유전자치료법일땐 허용
인류 식량문제 해결 연구 발전도 기대
'돌연변이' 치명적 단점 보완 문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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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리는 `유전자가위` 활용… 난치성 질환 치료 길 연다

유전자치료 연구의 핵심 기술인 '유전자가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2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전자치료 연구대상 질환을 사실상 없애고 모든 우수한 유전자치료를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치료 연구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돌연변이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도록 교정하는 생명공학 기법을 말한다. 유전물질인 DNA(디옥시리보핵산)에서 원하는 부위를 잘라내는 교정(편집) 기법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유전자치료 연구를 할 수 있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전 질환이나 암, 에이즈 등의 질병에 해당하거나 이런 질병과 상관없이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현저히 우수한 유전자 치료법일 때는 유전자치료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유전 질환이나 암, 에이즈 등의 질병에 한정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거나 현저하게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유전자 치료법일 경우 등의 조건을 갖춰야만 유전자치료 연구가 가능하다.

앞으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유전자가위 기술 등 생명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유전자 치료연구를 할 수 있게 된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유전자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핑거',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로 진화해왔다.

현재 유전자가위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2012년 말 개발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다. 이는 타깃 DNA 에 결합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RNA(리보핵산)와 타깃 DNA 를 자르는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을 포함한다.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타깃 DNA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가 단백질인데 반해,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의 타깃 DNA 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는 RNA다. 또한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는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들에 비해 제조가 용이하고, 타깃 세포로 주입되기 쉬우며, 타깃 DNA에 보다 정확하게 결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교정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유전자 하나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씩 걸리던 것이 크리스퍼가 개발되면서 수일 이내로 단축됐을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손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크리스퍼는 개발 이후 각종 동물이나 식물의 형질개량, 질병치료, 해충 퇴치부터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교정하는 실험까지 여러 방면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크리스퍼는 근육이 많은 소, 병충해에 잘 견디는 바나나, 인간의 심장 세포를 가진 돼지 등 유전자가 하는 모든 일에 적용될 수 있다. 중국의 한 연구진은 크리스퍼로 지방이 적은 돼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크리스퍼 개발로 암, 에이즈, 유전질환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이와 함께,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연구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 해충을 박멸하고 종에 따라 멸종시킬 수 있는 연구의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 연구진은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실험디자인을 수행했으며, 중국의 한 연구진은 수정란이 조작된 모기를 생태계에 풀어 모기의 개체수를 급격히 낮추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그 적용에 따른 생태계 파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낳고 있다. 이전 세대의 유전자가위들과 달리 오작동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어 자칫하면 엉뚱한 부분을 잘라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김범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보호·신지식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유전자가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유전자편집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인간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통제할 수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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