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최근 실적 부진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대형마트가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로 위기 극복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온라인 투자가 시급한 롯데쇼핑은 리츠로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키로 한데 비해 재무개선이 시급한 이마트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선택하는 등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온라인 투자 시급한 롯데쇼핑…리츠로 안정적으로 자금 조달=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는 10월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고 다음달 시장 평가에 본격 돌입한다. 공모 예정 금액은 4084억∼4299억원이다. 지난 3월 설립된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목적으로 한 부동산투자회사이다.
투자 대상은 롯데쇼핑의 백화점 4곳, 마트 4곳, 아울렛 2곳 등 상업용 부동산으로 감정평가액은 약 1조4900억원에 이른다.
롯데는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통합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중 절반을 롯데쇼핑이 부담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할인점 부진 등으로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리츠의 경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가 언제든 주식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또 리츠 상장에 성공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추가 조달할 수 있다. 롯데리츠는 공모 규모를 4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투자 유치 부담을 낮췄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1조원 이상 공모 규모로 리츠 상장에 나섰다가 저조한 참여로 상장에 실패한 사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자산유동화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 및 신규투자재원 확보할 것"이라며 "롯데쇼핑 및 계열사들의 부동산 개발도 함께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 억원. <이마트 제공>
◇재무개선 시급한 이마트…'급한 불'부터 끈다= 이마트의 경우 리츠보단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택했다. 세일 앤 리스백은 기업이 사옥을 매각하고 다시 재임대해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점포 10여개를 매각해 1조원의 자금을 확보키로 했다. 일부 점포를 유동화하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불필요한 차입금을 갚아 이자 부담과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다.
이마트는 매각 대상 점포 선정부터 매각까지 연내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리츠의 경우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세일 앤 리스백은 빠른 시간 내 효율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이마트는 급한 불부터 끄기에 나선 셈이다. 이마트는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내며 실적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투자 확대로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만 전년 동기 대비 70% 급증한 2조604억원으로 부채 부담은 확대됐지만 현금성자산은 4967억원에 불과해 재무개선이 시급하다.
◇홈플러스, 실패 딛고 몸값 낮춰…부동산펀드로 재도전=지난해 리츠 상장에 실패한 홈플러스의 경우 몸집을 줄여 부동산펀드로 자산유동화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최근 우량 점포 3곳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이지스 자산운용과 세일 앤 리스백 계약을 맺었다. 이지스 자산운용은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동산펀드는 운용사가 펀드 투자 자금으로 점포를 매입한 후 홈플러스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그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리츠와 비교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작지만 빠른 시간 내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펀드 자산은 홈플러스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 완산점 3개점으로 안정적인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15년 이상 장기간 영업 성과가 검증된 점포다. 3개 점포 매입가는 3150억원으로, 펀드 모집금액은 1173억원이며 나머지는 임대보증과 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