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금융업 제외) 269곳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53조5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7조47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2.09% 늘어난 898조9597억원으로, 제자리걸음 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만 102개에 이른다.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폭을 확대하는 기업도 15곳이다. 사실상 절반에 달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저조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들게 되는 셈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끌던 간판 제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심각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2조83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95% 줄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잠정치 또한 전년 동기 대비 79.84% 줄어든 2조41억원이었다. 한국 경제성장을 주도하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실적이 일제히 박살났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성장률 하락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수출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업황 부진에 따른 고정거래선 반도체 가격 하락도 부담이다.
정유·화학의 실적 악화도 뚜렷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98억원으로 전년보다 72.63%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부진이 뼈아팠다. LG화학(-59.91%), 롯데케미칼(-54.32%), SK이노베이션(-46.99%) 등 또한 영업이익이 일제히 반토막 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LG전자(-17.35%), 포스코(-17.1%), 삼성물산(-39.28%), 현대제철(-36.77%) 등 주요 간판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제조업에 불어닥친 불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반기업·반시장 경제정책과 노동 생산성 악화,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등이 장기화 될 경우 실적 악화는 시장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금융업종을 제외한 올해 상장사 전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기관 3곳 이상)는 115조37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7.4% 급감한 수준이다. 이 기간 순이익은 83조4995억원으로 27.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에 대한 영업이익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한일 무역분쟁 해소 등을 통한 기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 전환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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