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짙어져 2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출발한 가운데, 이달 환율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국제금융시장 7월 전망'에 따르면 7월 환율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추이를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신호 등 하락요인과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 상승요인이 상존해 지난달 18일까지 보합세를 보였으나, 19일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고 미·중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나타나자 환율이 급락했다. 당시 4월 이후 처음으로 1160원대 진입하기도 했다. 이어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소식에 환율이 추가 하락하여 1150원대로 떨어졌다.
이달에는 원화 가치 상승 압력이 있지만 강도는 높지 않을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기존보다 완화적 기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6월 환율 하락폭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7월 발표될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한은 수정경제 전망, 2분기 GDP 성장률 등에 주목하고 있으며, 1분기에 이어서 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는 것.
경기 둔화우려 확대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역시 원화가치를 떨어트리는 요인이지만,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열리기 때문에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인하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국제정세를 보면 미·중간 대립국면은 완화됐지만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인상 하였던 관세(10%→25%)는 유지되는 등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여전한 상황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지난달 말 남·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미·북간 대화 재개는 비핵화 등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진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김혜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약달러 흐름 등 하락압력과 펀더멘탈 악화 등 상승압력이 공존해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