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신임 靑경제참모, 자신부터 바뀌어라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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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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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신임 靑경제참모, 자신부터 바뀌어라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이 교체됐다. 경제침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새로운 팀에게 경제회생을 주문한 것인가. 단순한 국면전환을 위한 인사인가. 새로운 경제팀이 경제를 살려낼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성급하다. 올바른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사람을 바꾸는 건 옳다. 정책이 옳지 않은 경우라면 아무리 유능한 사람에게 그 자리를 맡겨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경제가 나빠진 이유는 많다. 잘못 꿰인 첫 단추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이다. 결과는 참담한 성장둔화와 경기침체, 일자리참사였다. "연말이면, 또 내년이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던 청와대 경제팀은 이미 자리를 떠났다. 그런 황당한 정책의 후유증에 우리 모두는 시달리고 있다.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여건의 악화는 우리에게 부담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난은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다. 대외여건 탓을 하는 건 정책실패를 감추려는 것에 불과하다. 지난해 세계경제는 좋았는데 우리만 부진했다. 경제규모가 우리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미국보다 성장률이 낮았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0.4%는 충격 그 자체이고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올 성장률도 2%에도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에 탓을 돌리면 경제난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면서 어떤 항목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것인지도 정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2년 동안 30% 가량 인상했다. 그런 인상률에 견딜 경제는 없다. 한국경제는 그 부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하는 게 마땅한데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는 안개속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하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은 부결했다. 주 52시간제도 탄력 근로시간에 대한 합의 없이 실시했다.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정책결정이었고 기업은 기업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불만이다.

광풍과 역풍이 언제나 몰아치는 게 지구촌의 기업현장이다. 기업은 그 속에서 생존경쟁을 벌인다. 기업에 부담을 주면 경쟁에서 밀린다. 그런데 정부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노동비용과 법인세 부담을 늘리고 반(反)기업 정책을 폈다. 노조의 불법과 폭력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않는다.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가.

고비용 구조와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로 살길을 찾는다. 기업들의 탈(脫)한국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국내 설비투자는 줄어들고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모든 설비투자에 법인세 납부연기 혜택을 주고 투자 초기의 세금 부담을 낮춰주는 가속상각제도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기업은 세제 혜택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정책은 일관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면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재벌 혼내주느라 (회의에) 늦었다"고 했던 김 실장이 기업 친화적 발언을 한다고 기업이 활력을 찾을 것인가. 정책방향을 바꾸는 게 경제에 활력을 넣는 길이다. 하지만 정책방향 전환은 청와대 경제팀의 몫은 아니다. 한국경제의 컨트롤 타워도 청와대 경제팀인지, 내각의 경제부처인지 분명하지 않다.

우선 청와대 경제라인은 대통령에게 경제실상부터 정확히 알리는 일부터 하라. 그래야 정책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있고,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 "최저임금 긍정효과는 90%다." 등 현실과 어긋나는 언급을 하지 않을 것 아닌가. "모두들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만 스스로를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톨스토이가 했다는 이 말을 대통령과 경제라인에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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