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우려
김은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화웨이 배제 등으로 치달은 미·중 무역 분쟁이 지난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전문업체인 IDQ를 700억원을 들여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문제는 IDQ가 SK텔레콤이 지분을 인수하기 이전부터 중국 측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 '탈화웨이' 공방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칫 SK텔레콤까지 유탄을 맞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7일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서 아서 허먼 미 허드슨 연구소 박사에 "IDQ에 중국 주주가 있어도 괜찮은지, 이 부분과 관련해 협상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아서 허먼 박사는 미 허드슨 연구소에서 기술과 안보, 국방전략,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QAI(퀀텀얼라이언스 이니셔티브) 의장을 역임 중이다. 1961년 설립된 허드슨 연구소는 지난해 초 QAI를 결성하고 같은 해 12월 미국 정부의 NQI(양자지원법) 제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서 허먼 박사는 박 사장의 질문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지만, 양자처럼 민감한 분야의 회사에서는 (외부에) 어떻게 보이는지도 중요하다"며 "중국 주주가 (IDQ에서) 나가도 미국은 슬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중국 주주를 배체하기가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최근 워싱턴에 있는 친구가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을 했다"며 "결국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벤처캐피탈 등 중국 투자자의 요구사항은 '기술발전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에 집중되는데, 이는 굉장히 이상한 요구일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박 사장은 최근 화웨이 장비 논란과 관련해서도 "SK텔레콤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지만 거버넌스 문제가 해결돼야 (화웨이가) 장비사 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허먼 박사는 이날 대담 전 이뤄진 특별 강연을 통해 "양자 기술이 정보보안과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5G와 관련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촉진시킬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국제 동맹과 지정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허먼 박사는 "영어권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 외에 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양자 네트워크 개발, 미-캐나다 양자 동맹 개발처럼 한국과도 비슷한 동맹을 기대한다"며 "이날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과 체결한 업무협약은 한미 양국의 동맹에 새로운 차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ke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