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용 운전석 생산 '동성사'
위기속 돌파구로 제조라인 전환
생산성·품질혁신 거래처 늘어나
美·캐나다 등 34國 수출 쾌거
위기속 돌파구로 제조라인 전환
생산성·품질혁신 거래처 늘어나
美·캐나다 등 34國 수출 쾌거
지난 29일 전북 익산시 왕궁농공단지에 위치한 동성사(대표 정철영)에 들어서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농기계 트랙터용 운전석(캐빈)이 줄지어 있었다. 이 회사가 생산한 캐빈은 동양물산, LS엠트론 등 거래 기업에 보내져 하나의 완성된 트랙터로 캐나다, 미국 등 세계 34개국으로 수출된다.
공장 안으로 발길을 옮기자, 각 공정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분주한 손길로 제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캐빈은 1000여 개의 부품이 조립돼 완성되는 특성상 수많은 부품을 협력업체로 부터 제때 공급받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구매 및 재고 관리 업무가 매우 중요하다.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 조립라인 옆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모니터에는 캐빈 조립에 쓰일 각종 부품 번호를 비롯해 부품명, 규격, 사용계획량, 총재고, 과부족, 창고재고 등이 엑셀 문서 형태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작업자는 이 모니터를 통해 자신이 조립해야 할 부품 정보를 현장에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조립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임창순 이사는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는 하루 동안 생산할 물량에 필요한 부품을 창고에서 찾아 직접 라인에 갖다 놓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금보다 더 걸렸고, 현장 근로자의 육체적 피로도도 상당히 컸다"고 설명했다.
◇위기 속 절박함, 돌파구 찾기 위해 '스마트공장' 선택= 2016년 삼성전자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에 참여하면서 동성사의 제조라인은 새롭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부품 구매, 공급, 활용, 재고 등 모든 업무가 전산화되고, 현장에서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최승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은 "동성사의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해 삼성전자 전문 멘토 3명이 거의 두 달 가량 현장에 상주하면서 작업환경 개선과 물류 동선 최적화, 체계적인 물품관리 등의 기반 구축을 5차례에 걸쳐 진행했다"면서 "무엇보다 스마트공장에 대한 현장 직원들의 의식을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많은 부분을 공감했고, 대표님이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줬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제조현장 혁신에 나선 이유는 미래지속가능한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갈수록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정철영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는 일본 기업과 품질 경쟁에서 밀리고, 중국의 저가 공세, 트랙터에 대한 탄소배출권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여기에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등 힘들고 열악한 환경으로 직원들의 잦은 이직과 생산직원의 고령화가 심각해졌고, 품질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속에서 이를 타개하기 방안으로 스마트공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스마트공장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생산성↑·불량률↓ …'인력·매출 늘어'=동성사는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을 기반으로 현재 중간 수준인 '레벨 2∼3'의 스마트공장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공정 프로세스 개선과 생산성·품질 혁신기법 전수, 제조현장 혁신활동 등을 통해 제조공정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과 비교해 생산성 35% 향상, 불량률 58% 감소, 물류동선 52% 단축, 재고 정확도 48% 등 제품 품질 향상과 생산성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루 생산량도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 16대에서 20대로 향상됐고, 보다 안전하고 여유있게 일을 할 수 있어 불량률은 줄어들고, 적기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작업환경으로 변모했다.
인력 역시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 2016년 55명에서 지난해 86명으로 늘어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를 없앨 수 있었다. 특히 스마트공장은 고객의 신뢰도를 높여 국내외 거래처를 새로 확보할 수 있었고, 해외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졌다.
정철영 대표는 "거래를 맺기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기업과 일본 기업이 우리의 생산공장을 찾아 현장방문 및 실사를 통해 납품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우리 회사의 철학을 스마트공장에 고스란히 심어 거래 주문부터 납품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무인화하는 수준까지 스마트공장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익산(전북)=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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