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차 논란 삼던 택시업계
'타다' 서비스로 반감 번져
"컨트롤타워 없어 불협화음"
'타다' 서비스로 반감 번져
"컨트롤타워 없어 불협화음"
승차공유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혁신'이 곳곳에 암초를 만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업체간 상생방안인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비롯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고, 택시기사들의 반감은 승합차공유 서비스 '타다'로 옮겨간 상태다. 정부주도로 어렵게 거둔 대타협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내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도입이 지연될 전망이다. 플랫폼 택시는 지난 3월 정부와 여당 주도로 카풀업계와 택시업계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합의안 중 하나다. IT업체의 기술력과 택시업계의 자원을 활용해 상생하자는 것이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의 골자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11인승 이상 승합택시와 고급형 택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규제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열쇠를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택시월급제' 등 택시업계 지원방안이 선행된 후 플랫폼 택시에 대한 후속조치를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당초 대타협기구 합의안에서는 (택시월급제 등) 법안개정을 3월 중 마무리하고, 이후 상반기 중 플랫폼 택시에 대한 결실을 맺자는 계획이었다"면서 "택시월급제에서부터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월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택시월급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 심사를 실시했지만, 당시 여야 의원들은 택시사업주들로 구성된 전국택시운송사업자조합연합회의 반발로 개정안 통과를 보류했다. 이후 의원들은 시간제한 카풀 허용을 비롯한 대타협기구 합의안 관련 법안을 일괄 통과시키는 데 중지를 모았지만,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으로 사실상 논의는 중단됐다.
택시월급제 찬성표를 던졌단 택시단체의 반대가 '돌발변수'로 작용해 다른 합의안 시행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다른 택시단체들 및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정부·여당에 플랫폼 택시 출시를 위한 후속조치를 이행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타협기구 관계자는 사회적 대타협 이후 컨트롤타워 실종이 지금의 불협화음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합의안을 이행하기 위해 택시기사 및 택시단체, 카풀업체간 의견을 조율하고 주도적으로 후속조치를 취할 주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합의안에는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실무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었지만, 이 기구는 구성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실무기구 구성 자체가 합의안의 핵심은 아니지만 이 기구는 합의안 이행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며 "기구를 만들었다면 후속조치가 유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 사이 카풀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감은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까지 확대되며 승차공유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택시업계는 이미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택시단체들은 다음달 20일까지 정부와 정치권이 '타다'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총파업과 끝장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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