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판 키우는 K자본
현지 법인장 5社5色 공략법
박원상 한투증권 키스 베트남 법인장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베트남에는 박항서 매직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올해는 'K금융 매직'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내년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최소 10%(세전이익 기준) 달성에 기대를 걸어도 좋습니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키스 베트남(KIS Vietnam) 법인장(사진)은 12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투자증권 본사의 공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ROE 10%'는 도전적인 숫자다. 한국투자증권이 키스 베트남을 인수한 건 지난 2010년이다. 올해로 1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은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며 브로커리지 기반을 닦는 시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지금은 다르다. 올해부터는 기업금융(IB)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수익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10위권 내 증권사로 발돋움한 만큼 수익성 극대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2010년 인수 당시 70위권이던 키스 베트남은 자기자본 기준 현재 베트남 내 8위 증권사다. 작년 말 현재 자본금은 약 947억원이다. 2014년 580억원에 이어 지난해 6월 38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결과다. 증자 후 신용공여 한도는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재 키스 베트남은 호치민 본사를 비롯한 2개 지점, 4개 영업소에 약 210명이 근무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 중에는 가장 많다. 주식중개영업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사업 확대 추세에 맞춰 기업공개(IPO)는 물론, 기업 인수·합병(M&A) 등 IB 사업도 더욱 활발히 추진하는 상황이다.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주식 중개 점유율은 급증하는 추세고 IB·홀세일 영업 강화로 성장 기대를 모으고 있어 기대를 키운다. 그는 "새로운 역할을 찾기 위해 본사와 매일 긴밀한 논의를 나누는 상황"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자기자본투자(PI)로 수익을 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역할을 찾기 위해 본사와 매일 긴밀한 논의를 나누는 상황"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자기자본투자(PI)로 수익을 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베트남 파생상품 시장을 주목한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은 하노이 증권거래소에서 베트남 파생상품(선물) 라이선스를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획득하고 파생상품(선물) 시장에 진출했다. 오는 6월28일 개장 예정인 커버드워런트(CW) 시장 선점을 위한 것으로 앞서 시스템 개발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한 상태다. 당분간은 VN30종목만 발행 예정이다. VN30은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상장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에서 상위 30종목을 말한다. 시장 시가총액 약 80%를, 거래량 약 50%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서 사실상 베트남 주식시장을 대표한다.
박 법인장은 베트남 파생시장이 또 다른 기회의 영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베트남 CW는 우리나라 ELW와 비슷한 상품인데 마켓 메이커가 되고자 베트남 정부, 감독원, 거래소 등과 협업해왔다"며 "베트남 8개 회사가 참여할 예정이고 한국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 부임한지 꼭 2년이 됐다는 박 법인장은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안정적 마진을 낼 돌파구를 찾아둔 만큼 올해 수익구조 다변화로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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