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포럼] 외면받는 `레몬법` 근본부터 再설계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1802102369061001[1].jpg "[포럼] 외면받는 `레몬법` 근본부터 再설계해야")
미국의 레몬법이 잘 시행되는 근본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신차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교환이나 환불은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준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어떻게 해서든지 빠져나갈 생각만 하고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여도 분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레몬법의 근간에는 첫 번째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배려나 이해가 없으면 기업에 천문학적인 징벌적 배상액을 부담시킨다. 회사가 망할 정도로 엄격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시민단체의 역할도 강하여 이러한 윤리적 문제가 있는 기업 제품은 불매운동 등을 통해 아예 구입목록에서 제외한다.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자동차의 결함 입증을 메이커가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판 과정 등에서 자사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메이커가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면 소비자에 대한 책무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도 재판 과정에서 협상을 유도하여 보상을 받게 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의 경우 자동차 급발진 사고가 그렇게 많이 발생하고 영상 블랙박스 등을 통하여 어느 정도 확인이 되어도 재판에서 100% 패소하는 이유도 자동차의 완벽한 결함을 소비자 또는 운전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부분을 소비자에게 씌우는 문화가 정립되어 있는 것이다. 그 만큼 미국은 우리와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자동차 분야에서 아직 소비자가 '봉'이고 '마루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조에서 한국형 레몬법이 진행되다보니 '다리가 부족한 의자'에 앉는, 웃지 못할 상태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앞으로 심각하게 등장할 문제는 각개전투식으로 계약서 상에 명기가 된다하여도 실제로 신차 교환·환불이 될 가능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규정 자체가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논란의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일반 하자와 중대 하자를 나누는 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의 레몬법은 심각한 결격사유를 가지고 태어났다. 절름발이 상태에서 진행하는 만큼 제시되는 문제점을 얼마나 잘 보완하고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다. 한 술에 배부르기 어려운 만큼 욕심을 내지는 말아야 하겠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를 해서 진행해도 될 일을 너무 서둘러서 했다고 판단된다. 지금이라도 문제점 개선을 통하여 진정한 신차 교환·환불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더 이상 정부가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기대감만 유발시키는 정책은 삼가길 바란다.
실적은 연말 신차 교환·환불을 요청한 대수 대비 실질적인 보상 횟수가 몇 건인지 확인하면 될 것이다. 참고로 공식적으로 연간 신차 교환·환불을 요청하는 공식적인 차량 대수는 약 300대 정도이고 이행되는 대수는 약 5건 내외이다. 이 5건 내에는 수입차를 골프채로 때려 부셔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을 포함한 횟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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