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보국` 일념 대한항공 세계 반열에 땅콩회항·물컵 갑질… 말년 다사다난

故 조양호 회장은…
진두지휘 1990년대 비약 발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공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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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보국` 일념 대한항공 세계 반열에 땅콩회항·물컵 갑질… 말년 다사다난
고 조양호 회장의 생전 모습. 1997년 괌 대한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김포공항을 통해 괌으로 출발하는 모습

연합뉴스

`수송보국` 일념 대한항공 세계 반열에 땅콩회항·물컵 갑질… 말년 다사다난
2012년 영국에서 열린 남자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는 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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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한진그룹 경영권

故 조양호 회장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 세상을 떠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일념으로 세계 항공·해운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던 인물이다. 특히 45년 전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디딘 이후 대한항공을 세계 항공사 반열에 올려놓은 국내 항공업계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그가 본격적으로 대한항공을 진두지휘한 1990~2000년대 대한항공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1990년대는 베이징·모스크바 노선 개설로 굳게 닫혀 있던 땅에 태극 날개를 펼쳤다. 2000년대에는 조 회장이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당시 항공업계 흐름에 발맞춰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SkyTeam) 창설을 주도했다. 프랑스 루브르, 러시아 에르미타주,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나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0년대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과 공식 파트너로서 대회 성공 개최를 견인했다. 조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유치와 대회 성공에 핵심 역할을 했다. 작년에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협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대한민국의 항공 역사를 써 내려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 1969년 조중훈 창업주가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며 출범한 대한항공의 50돌이다. 대한항공은 반세기 동안 5대양, 6대주에 태극 날개를 누비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승객은 국내 전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것과 같은 7억1499만명, 화물은 8톤 트럭 506만7500대 분량인 4054만톤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1969년 3월 제트기 1대와 프로펠러기 7대 등 8대를 보유한 아시아 11개 항공사 중 11위로 시작해 현재 세계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말년에는 '땅콩회항'과 '물컵사건'으로 이어진 가족들의 갑질 논란에 검찰 수사, 경영권 박탈 등 악재에 시달리다 결국 머나먼 이국 땅에서 유명을 달리했다.2014년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른 뒤 애써 수습하는 듯 했으나, 작년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이 터지면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횡령과 밀수 등 범죄의혹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여기에 한진해운의 청산도 조 회장에게는 아픈 상처였다. 한진해운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자금난에 직면했고, 조 회장은 2013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는 등 회생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2017년 청산할 수 밖에 없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악재로 인해 최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 연임에 실패했고, 결국 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해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부부처와 사정기관, 국민연금까지 나서 '먼지털이'식으로 조 회장 일가를 끊임없이 압박한 것이 결국 조 회장의 병세를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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