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3세 경영 체제` 가속화… 1700억대 상속세 확보 관건

당장 계열사 경영에 문제 없지만
조 사장 한진칼 지분 2.34% 불과
취약한 지배구조 등 수면 위로
행동주의펀드 경영권 위협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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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3세 경영 체제` 가속화… 1700억대 상속세 확보 관건

조원태 `3세 경영 체제` 가속화… 1700억대 상속세 확보 관건


비상걸린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작업 어떻게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한진그룹의 승계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율이 2.34%에 불과한 데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마련도 쉽지 않아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또 취약한 지배구조와 행동주의 사모펀드·국민연금 등의 견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포스트 조양호' 조원태 사장 체제 가속화= 8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갑작스럽게 별세로,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조 회장 유고에도 불구하고 당장 그룹 계열사의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지주회사 한진칼 주총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외부 견제에도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고, 조 회장 측 지분을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 사장단도 전문적인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영 판단에도 큰 혼선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 사장 체제로 전환이 추진될 전망이다. 조 사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으로 입사해 2004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 부팀장 등을 거쳐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조 사장은 부친과 함께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다. 작년 말 조 회장이 요양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하자 올해 시무식을 직접 챙기며 전면에서 경영 행보를 보였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기존 사내이사 3명을 유지하면서 조 사장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조 사장이 대한항공의 대표이사 및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700억원대 상속세 마련 쉽지 않아"= 일각에선 조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추진되겠지만,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지분 상속 및 승계가 순탄하게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등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 가치는 약 3579억원으로 단순히 상속세율 50%를 적용해도 1700억원대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 개인 최대주주는 조 회장으로,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7.84%에 달했다. 이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 회장 외 한진그룹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총 28.95%에 달한다.

하지만 상속세율을 50%로 가정할 때(상속세율 단순 적용),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이고, KCGI 및 국민연금의 합산지분은 20.81%여서 단순 계산으로도 조 사장 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조 사장이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한진칼은 주요 계열사인 정석기업 48.27%, 대한항공 29.62%, 한진 22.19%, 진에어 60% 등의 지분을 보유해 이들을 지배하고 있다.

문제는 조 사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이 2.34%에 불과해 조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상속세만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 회장 일가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1727억원 수준"이라면서 "조 회장이 소유한 유가증권 가치(약 3454억원)을 기초로 가정한 것이며 부동산이 포함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지분 매각 등으로 상속세를 마련하는 방안이 있지만 현재 한진그룹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 대한항공 등을 포함해 매각할 만한 자회사 지분 역시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상속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주식담보대출로는 최대 609억원까지 조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약 1100억원은 배당 증액을 통해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기준으로 조 회장 일가가 그룹사를 통해 지급받은 배당금은 약 12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속세금은 5년 동안 분할 납부가 가능해 연간 약 350억원씩 납부할 수 있으나 현재는 납부 가능한 자금과 부족분의 차이가 커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승계에 성공한다고 해도 2대 주주(13.47%)인 KCGI의 공격도 골치 아픈 상황이다. KCGI는 최근 지분 추가 확보를 통해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작년 말 12.68%에서 현재 13.47%까지 확대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6.64%이다.

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아 상속을 포기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상속을 포기하게 되면, 임원직을 유지하면서 회사 경영권은 전문 경영인에게 넘기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박 연구원은 "이런 가정은 조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보유증권을 기초로 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어서 부동산이 포함되면 계산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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