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기업 투자 위축 가능성
사진 = 연합뉴스
최근 명목 대출금리는 하락세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0%다.
은행 가계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 3.64% 이후 꾸준히 내리막이다. 2월 금리 수준은 한은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이전인 2017년 9월(3.41%) 이후 최저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질 대출금리는 반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가계대출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2월 실질 은행 대출금리는 3.0%로, 2014년 2월(3.05%) 이후 최고치다.
실질 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1.63%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 실질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명목 대출금리 하락 속도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11월 2%대를 기록했으나 12월 1.3%, 올해 1월 0.8%에서 2월에는 0.5%로 하강했다.
실질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며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금리 수준이 완화적이어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저소득층에 불리해져 상대적으로 금융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이들은 빚 부담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
실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부채 규모는 2015년 이후 계속 증가세로, 2018년 말 기준 86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진현진기자 2jinh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