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묻는다]"마지막 고리 `개인정보보호` 풀리면, 데이터산업·경제 봇물 터질 것"

디지털시대 국가 역할·모델 달라져… 패러다임 변화 이끌려면 정부가 스마트해져야
외산 플랫폼에 종속 아닌 경쟁할 수 있는 건강한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
올해는 데이터경제 실행의 원년, 정보화·ICT 정책 수립 '서포트타워' 역할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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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묻는다]"마지막 고리 `개인정보보호` 풀리면, 데이터산업·경제 봇물 터질 것"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박동욱기자 fufus@


데스크가 묻는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ICT 경쟁력이 디지털 경제로 들어서면서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다. 디지털혁신의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위기상황이다." 오는 11일 취임 1년을 맞는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이 '디지털 국가 대전환'이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정부의 일하는 방식부터 시민사회, 경제구조를 탈바꿈해 새로운 도약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용식 원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이용률은 OCED 33개 국가 중 27위, 데이터 관련 기술은 세계 최고인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76, 8년간의 디지털화 진전속도를 보여주는 디지털 모멘텀 지수는 43위에 그친다"면서 "반면 디지털혁신의 잠재력은 넘치는 만큼 이를 잘 살려 글로벌 위상을 다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정부 자체를 디지털정부로 변화시키고 5G 인프라 위에서 양질의 데이터가 흐르는 데이터경제를 완성해야 한다는 게 문 원장의 제안이다. 또 규제 샌드박스를 활성화해 낡은 규제를 뜯어고치고, 해외 기술인력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파격적이고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 = 안경애 과학바이오팀장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ICT(정보통신기술) 경쟁력이 디지털 경제로 들어서면서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다. 디지털혁신의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위기상황이다."

오는 11일 취임 1년을 맞는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이 '디지털 국가 대전환'이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정부의 일하는 방식부터 시민사회, 경제구조를 탈바꿈해 새로운 도약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원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이용률은 OCED 33개 국가 중 27위, 데이터 관련 기술은 세계 최고인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76, 8년간의 디지털화 진전속도를 보여주는 디지털 모멘텀 지수는 43위에 그친다"면서 "반면 디지털혁신의 잠재력은 넘치는 만큼 이를 잘 살려 글로벌 위상을 다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정부 자체를 디지털정부로 변화시키고 5G 인프라 위에서 양질의 데이터가 흐르는 데이터경제를 완성해야 한다는 게 문 원장의 제안이다. 또 규제 샌드박스를 활성화해 낡은 규제를 뜯어고치고, 해외 기술인력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파격적이고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1년을 앞둔 문 원장은 "지난 1년간 배운 것이 많고 보람도 컸다. 스스로를 국비장학생이라고 부른다. 나라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면서 정보화진흥원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배우는 대단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받은 것 보다 더 큰 기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부분에서 기여할 지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그는 "국가혁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정보화와 ICT 전략·정책 수립을 위한 거버넌스가 분산돼 있고 단절적이다 보니 국가 차원의 통합과 조율, 체계화가 안돼 있다"면서 이 부분에서 역할을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국가 ICT 전략을 지원하는 '서포트타워'로서 국가정보화와 관련한 지원기능을 최대한 열심히 해서 거버넌스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해야 할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국가 어젠다에 대해 적절히 문제제기를 하고 시점을 놓치지 않고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부처와 청와대, 국회가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열심히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기관의 역할과 미션이 분명해지고, 직원들의 자부심이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보화진흥원은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두 부처를 동시에 지원하는 위치에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특정 부처와 호흡을 맞추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문 원장은 "의사결정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발품이 많이 드는 구조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성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두 부처에 걸친 게 문제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문제일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양쪽을 잘 아니 우리만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보화 전문기관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합리적 대안을 제3자적 시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만큼 그 역할을 해내겠다는 것이다. "부처뿐 아니라 청와대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면서 "정책을 제안하고 필요성을 느끼도록 설명하고 실행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 간 문 원장은 '데이터경제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정부 내에서도 공감대가 만들어져 데이터경제 활성화 전략이 수립됐다. 대통령이 나서서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선언했고 기획재정부는 혁신성장 3대 전략 플랫폼으로 수소와 함께 데이터·AI를 채택했다. 문 원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정책결정으로 이어졌다. 5개년 로드맵까지 확정해 5년간 10조를 투자한다니 획기적인 변화이고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정부혁신, 사회의 디지털 변화 등 남은 과제도 많지만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고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데이터경제의 중요한 고리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국회 처리에 대해 문 원장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통과를 기대한다. 정부 내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과 관련한 공감대가 높고 국회에서도 4차산업혁명특별위를 통해 개정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여야간 조율이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초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독립 행정기구로 격상하는 데 대해 정부 내에서도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조율이 이뤄졌다. 개정안은 현재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돼 있다. 문 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마지막 고리가 풀리면 데이터산업과 경제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 믿는다. 법이 바뀌면 민간에서는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개인정보 규제 해소는 시대적 과제이고, 또 이를 풀지 않고서는 AI(인공지능)시대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 데이터경제가 중요한 국가적인 어젠다이자 키워드로 부각됐다면 올해는 실행의 원년이다. 5개년 로드맵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연초부터 중요한 전략과제와 사업들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문 원장은 "이들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중요한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우리 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화진흥원은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를 구축·유통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AI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개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각 736억원, 19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를 발굴하는 플래그십 사업과 중소기업의 빅데이터 활용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산업과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데이터 유통·거래 정책 개발, 법·제도 정비방안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 원장은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가 데이터경제의 핵심 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품질개선·활용과 관련한 굵직한 사업을 올해 추진한다. 국가가 보유한 모든 데이터의 지도를 만들어 국민이 쉽게 찾고 연관관계를 파악하게 해주는 작업부터 한다. 이에 앞서, 행안부와 지난해 모든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전수 조사해 42만여개 데이터를 식별했다. 그중 개인정보 등 비공개 데이터를 제외한 11만건을 단계적으로 국민에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범정부 데이터 플랫폼은 지난해 1단계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구축해 올 3월부터 1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는 2단계로 지방자치단체와 모든 공공기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 실생활에 필요한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기업은 사업이나 서비스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정부·공공기관은 데이터 기반 행정과 정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문 원장은 "'패스트팔로워'가 아니라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무버'의 길을 개척하는 사업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 플랫폼과 AI허브 사업은 산업계의 관심이 크다. 정부는 올해 데이터 개방·활용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과 센터,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 하에 정부기관과 기업, 연구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토록 하고 선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문 원장은 "사업설명회에 500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200명이 왔다. 앉을 곳이 없어서 복도에 빼곡히 앉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들은 이 사업을 통해 특정 데이터 영역을 주도하는 일종의 '대표선수' 위치를 노린다.

AI와 데이터의 접점을 만드는 AI허브 사업은 올해 전략적으로 투자규모를 늘려서 추진한다. AI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AI 학습용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각 데이터에 라벨링을 해서 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게 구축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개발, 분석을 위한 컴퓨팅 자원도 지원한다.

현실화된 5G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국가정보화 영역에서 할 일이 많다. 문 원장은 "5G에서 가능한 공공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과기정통부의 중점사업이고 우리는 충실하게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5G 기반 공공서비스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정보화진흥원은 10여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선투자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면 빠르게 사업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원장은 "5G는 4G보다 20배 빠르고 데이터 초저지연 특성이 있어서 스마트도로, 네트워크형 자율주행차 등에서 필수 불가결한 인프라"라면서 "분할전송이 가능하다고 하니 일정 부분은 IoT 데이터용으로 쓰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클라우드, IoT, AI 등 혁신 기술을 현장에 심는 것도 정보화진흥원의 과제다. 그중에서도 클라우드는 다양한 혁신을 담는 '그릇'으로 주목받는다.

문 원장은 "그동안 클라우드 영역을 제대로 키우지 못 했다. 클라우드 육성법이 있었지만 현실에서 작동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민간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이 너무 엄격하고 보수적이다 보니 공공에서 시장의 물꼬를 터주는 기능을 못 했다는 것이다. 작년까지 정부시스템의 1%만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었고 99%는 아예 불가능했다. 그러다 대통령이 규제개선을 천명하면서 가이드라인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이제 사용 가능한 시스템이 50%까지 늘어났다.

문 원장은 "대통령이 제시한 90%에는 못 미치지만 굉장한 진전이다. 반 발짝 왔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지금부터 산업생태계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해내겠다는 각오다. 정부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로 가는 상황에서 지난 5년간 개발한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정부시스템에 적용해서 외산 플랫폼에 완전 종속되지 않고 경쟁하도록 균형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운영하는 정부 IT센터가 외국 기업에 100% 종속되지 않고 국산 솔루션이 한 몫을 하도록 정밀한 설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IaaS(인프라서비스)와 SaaS(SW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현실적이고 너무 까다로운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 절차 개선을 추진한다. 문 원장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국정원, 행안부, 과기정통부 등과의 조율이 필요한 이슈로, 현재 개선안은 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보화진흥원은 클라우드 확산을 위해 기관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부처·지자체별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파스-타'(PaaS-TA) 확산과,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유통스토어 '씨앗' 강화에도 집중한다.

'혁신가'라는 타이틀이 걸맞은 문 원장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화두는 디지털혁신 시대에 맞는 정부모델 수립이다.

그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려면 정부가 스마트해져야 한다. 정부 자체가 디지털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SMACI(소셜·모바일·빅데이터 분석·클라우드·IoT) 기술을 적용해 행정과 대민서비스를 혁신시키려는 '디지털 정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디지털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공공가치를 만들어내고 정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데이터와 서비스, 콘텐츠 접근을 지원하는 정부 지원자, 비정부기구, 산업계, 시민연합, 개인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환경에서 공공과 민간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해 정책기획부터 실행·평가 전반에 걸쳐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 구조 위에서는 단순히 국민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플랫폼이 되고 국민과 민간이 참여하는 그림인 만큼 국민 수요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문 원장은 "그런 점에서 올해 주력할 국가적 어젠다는 디지털 정부"라면서 "정부혁신은 디지털정부가 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획부터 실행 아이템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각오다. '디지털 시티즌십'도 중요한 어젠다다. 국민이 디지털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소양과 능력을 함양하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정책이고 시민들의 기본권이라는 게 문 원장의 신념이다. 디지털 정부와 디지털 시티즌십은 모두 범정부 거버넌스 체계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로, 많은 부처가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조율기능이 중요하다.

문 원장은 "한반도와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두 가지 큰 전환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북미대결에서 종전·평화·수교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고 또 하나가 디지털 대전환"이라면서 "대한민국이 국가·경제·사회의 디지털전환을 주동적으로 대비하도록 국가 어젠다 세팅과 전략 수립을 지원해 임기 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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