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포럼] 인터넷 자살조장 콘텐츠는 명백한 위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0302102369061002[1].jpg "[포럼] 인터넷 자살조장 콘텐츠는 명백한 위법")
인터넷 사이버공간에서 자살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동반자살을 모집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자살 관련 유해정보는 최근 5년간 1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자살유해정보 심의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자살유해정보 심의요청 건수는 9486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유해정보를 연도별 증가율과 시정조치율로 나누어 살펴보면, 연도별 증가율은 2014년 383건에서 2015년 511건으로 전년 대비 33.42% 증가했다. 2016년에는 1786건으로 249.51%, 2017년에는 1805건으로 1%, 2018년에는 5001건으로 177.06% 각각 증가했다. 5년 새 13배나 늘어난 것이다.
심의결과별 시정조치율은 2014년 203건의 삭제조치 등이 내려져 47%의 시정조치율을 보였다. 2015년에는 시정조치 218건 시정조치율 57%, 2016년 시정조치 276건 시정조치율 15%, 2017년 시정조치 347건 시정조치율 19%, 2018년에는 시정조치 2347건으로 시정조치율 47%를 보였다. 시정조치의 구체적 사례로는 SNS를 통해 펜션 가서 동반 자살할 사람을 구한다며 동반 자살자 모집글을 게시한 내용,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스 이용 자살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게시물 등에 대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삭제조치를 취한 바 있다.
최근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특히 청소년들의 자살시도가 급증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살유발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 바, 정부는 자살유발정보를 인터넷에서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사이버음란물, 사이버명예훼손물, 청소년유해매체물 등을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방법이나 자살 조장의 내용을 담은 자살유발정보에 대하여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추가 입법의 필요성이 계속 대두되어 온 상황이다. 이에 발맞추어 2012년 제정된 자살예방법, 즉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2019년 1월 개정돼 자살유발정보유통죄가 신설되었고 올 7월부터 시행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통해 자살유발정보를 유통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 자살유발정보는 자살동반자 모집정보,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제시 정보, 자살을 실행하거나 유도하는 사진 또는 동영상 정보, 독극물 판매정보, 그 밖에 자살을 조장하는 정보 등을 말한다.
그 동안 이른바 자살사이트에 대한 법적 규제의 근거를 찾기가 어려워 수사기관이 소극적 자세로 임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니 보다 적극적인 자살정보 차단과 규제가 행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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