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전화 없고 대출창구 썰렁
"본격 금리상승 시기돼야 관심"
대출규제·고금리로 외면 초래
대부분 ATM 이용하고 제갈길
저조한 반응에 은행직원 당혹
"본격 금리상승 시기돼야 관심"
대출규제·고금리로 외면 초래
대부분 ATM 이용하고 제갈길
저조한 반응에 은행직원 당혹
![[르포] `금리경감형 주택담보대출 2종 출시`… 시중은행을 가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3/2019032002100858029001[1].jpg "[르포] `금리경감형 주택담보대출 2종 출시`… 시중은행을 가다")
성승제기자 bank@
정부가 금리 인상으로 어려운 서민을 위해 '월 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금리 상한형 주담대 특약'을 출시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신규가입을 위해 지점에 방문한 고객은 찾기 힘들었고 심지어 문의전화조차 거의 울리지 않았다.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새로운 대출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이 무색할 정도다. 저조한 반응에 은행 직원들도 당혹스런 표정이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담당 은행원들은 일찌감치 금융당국이 발송한 '금리상승리스크 경감형 주담대 2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꼼꼼히 확인했는데 정작 문의하는 고객들이 없어서다.
실제 19일 오전 11시 기자가 가본 서울 광화문 일대 시중은행 지점 내부는 대체로 한산했다. 대출창구엔 신용대출 상담을 받는 고객 한두 사람만 눈에 띄었고 대부분의 좌석은 비어 있었다. 다른 두곳의 은행 지점은 대출 창구에 아예 고객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현금자동입출금기기(CD·ATM)만 이용하고 서둘러 제 갈 길을 갔다.
A은행 관계자는 "이틀동안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나 금리상한 특약 상품에 대해 문의해 온 고객은 한명도 없었다"며 "시행 초기이다보니 아직은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그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를 받으려는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고객들의 주 관심사는 청년·대학생 대상 전세보증금 등 저금리 정부지원 대출 상품이나 신용대출 정도"라고 덧붙였다.
B은행과 C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B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반 대출상품보다 금리가 높다보니 고객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에선 이 상품의 메리트를 찾기 힘들다. 실제 가입 건수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C은행 관계자는 "우리지점엔 문의전화가 없었지만 다른 수도권 지점에서는 방문고객이 일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신규가입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소수의 고객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 상환액과 금리상한형 특약은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 위험을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 주도로 지난 1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상품이다. 한도는 각각 2조5000억원씩 총 5조원 규모로 지원되며 은행별로는 15개 시중은행에서 각각 3000억~4000억원 한도로 판매된다.
은행권에선 상품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주택대출 규제 강화와 높은 금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월 상환액은 변동금리에 0.2~0.3%포인트 더한 금리로 공급된다. 현재 변동금리가 연 3.8%라고 가정하면 최대 연 4%대로 금리가 책정되는 셈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시가 6억원 이하 주택보유자에겐 0.1%포인트 금리우대 혜택이 있지만 이들 역시 이자 부담에 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한형 역시 기존 변동금리에 0.15~0.2%포인트 더한 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주택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주담대 수요가 없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들어가야만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실 은행 입장에서도 이 상품이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는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사진=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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