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광주형 일자리 남발하지 마세요

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  
  • 입력: 2019-02-25 18:20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포럼] 광주형 일자리 남발하지 마세요
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얼마 전 광주형 일자리가 지역 노조의 합의 하에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마지막 남은 한국형 자동차 공장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기대감도 컷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국내 자동차 산업의 현실은 암울하기 때문이다.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가 자리잡고 강성노조에 노조파업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시는 예전과 같은 핑크빛 미래는 없다고 단언하기도 한다.그 만큼 국내 시장이 어렵다는 것이고 국내 경쟁력이 크게 상실되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그래서 연봉 3500만원 대의 자동차 공장을 건립하여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는 한국형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 광주형 일자리는 하루 이틀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지난 4년 전부터 광주시장과 담당 공무원이 나선 지역 산학연관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만나주지도 않던 중앙정부와 국회를 찾아가고 예비 타당성(예타) 사업을 통과하고, 어렵게 어렵게 현대차 그룹을 설득하여 나온 결과물이다. 물론 현 정부와 대통령까지 나서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자신의 일처럼 숟가락 얹는 것은 그 만큼 국내 일자리 활성화에 어려움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첫 단추이고 앞으로 각종 사안이 널렸다는 것이다. 조항 중 상황에 따라 뒷덜미를 잡을 수 있는 조항도 남아있고, 노동법에 명시된 연간 임단협 조항도 극복해야 하고, 설사 공장이 건립되어도 경형 SUV 등을 중심으로 다른 공장과 겹치지 않는 차종을 중심으로 20만대 이상 생산하여야 영업이익률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공장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현대차 울산노조를 설득해야 하고 아직 남아있는 수천억원의 건립비용을 마련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정부가 이 비용을 댄다면 가능은 하겠지만 반발 등 각종 논리도 극복해야 한다.

최근 광주형 일자리를 중심으로 군산이나 울산, 대구 등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유사한 일자리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중앙정부가 나서서 이러한 유사 일자리 마련을 종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역구의 활성화를 위하여 양해각서 체결을 반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러한 광주형 일자리와 유사한 다른 지자체의 일자리 창출은 극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현대차 그룹 이외에 자동차 관련 공장을 건설할 업체가 없고, 또 다른 일자리 공장을 위하여 현대차가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가 아닌 다른 분야의 경우는 다른 얘기지만, 이 경우도 쉽지 않다. 포화된 산업 구조와 앞서 언급한 고비용·저생산 구조가 목을 죄고 있고, 정부 주도형 일자리 만들기에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관제 형태로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큰 문제는 바로 노조의 반발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 등이 반대하는 논리는 바로 절반 이하의 연봉으로 자신들의 미래 먹거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물론 현재 광주형 일자리는 앞으로 국내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이 아닌 영업이익 확보가 어려운 경형 자동차를 중심으로 생산할 예정으로 있다. 이미 기아차의 하청 회사인 동희오토에서 기아의 경차인 모닝이나 레이를 생산하는 구조와 같다고 할 수 있다.이렇게 하여 경형 SUV 등을 생산할 예정이나, 향후 20만대 이상의 차량 확보도 상황을 봐야 해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수출도 고려해야 하지만 경차 종류를 수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나 동남아 등 현지 공장은 더욱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 광주형 일자리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양해각서를 남발하는 것은 노조 등의 반발을 더욱 거세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노조에서 주장하는 '먹거리 강탈' 부분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물량도 없고 국내의 연간 판매 약 180만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경차 종류의 비율도 워낙 작기 때문이다. 잉여 시설도 늘어나고 있어서 노조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다. 도리어 이러한 남발이 그나마 '광주에서의 시작'을 흔들어 전체를 망하게 하는 악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광주형 일자리의 '복제'는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광주형 일자리 하나라도 구축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행해도 괜찮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광주형 일자리 하나도 구축하기 어려운 만큼 하나에 몰입하여 시너지라도 낼 수 있게 하도록 하자.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