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오늘 재논의한다.
노동시간 개선위 이철수 위원장은 19일 새벽 8차 전체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에서 "탄력근로제 관련 쟁점 의제에 관해 조율을 지속하고 있으나 당초 계획했던 시한(18일)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까지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의제별 위원회(노동시간 개선위)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책임 있는 당사자간 논의를 하루 더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 제도 변경 필요성과 이에 대응하는 (노동자) 건강권 침해와 오남용을 막기 위한 방안의 세부 사항에 대해 이해 당사자간 주장이 첨예해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는 그간 논의 경과와 노·사·정 책임 있는 당사자간 논의를 종합해 그 결과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시간 개선위의 마지막 전체회의인 이번 회의는 18일 오후 시작해 약 10시간 동안 이어져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에 끝났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로 맞추는 제도로, 현행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은 최장 3개월이다. 경영계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 임금 감소와 건강침해를 이유로 경영계의 요구에 반대해 왔다.
경영계는 작년 7월 노동시간 단축을 계기로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으로는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어렵다며 이를 최장 1년으로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당초 작년 말까지 관련법을 개정할 계획이었으나 논의를 경사노위에 맡기고 그 결과를 법 개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20일 경사노위 산하에 노동시간 개선위가 발족해 약 2개월 동안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를 논의했다.
노·사 양측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데는 큰 틀의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노동자 건강권 침해와 임금 감소를 막을 장치에 관한 노동계 요구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동자 임금 보전 방안이 첨예한 쟁점이 됐다.
한편,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 8차 전체회의는 예정보다 2시간 30분 넘게 지연된 오후 4시쯤 시작됐다.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 플래카드 등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와 노동시간 제도개선 위원회 이철수 위원장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회의 개최가 지연됐다.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 강행 시 내달 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상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19일 오전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철수 노동시간 개선위원장이 전체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