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5.8%↓ 463억5000만달러
두달 연속 감소, 27개월來 처음
반도체부문 8.3％ 줄며 마이너스
석화·디스플레이도 줄줄이 휘청
정부 "일시적" 민간 "추가 하락"
"당분간 경제 활력 찾기 어려워"
두달 연속 감소, 27개월來 처음
반도체부문 8.3％ 줄며 마이너스
석화·디스플레이도 줄줄이 휘청
정부 "일시적" 민간 "추가 하락"
"당분간 경제 활력 찾기 어려워"
멈춰버린 글로벌 교역
세계 무역풍이 잦아들고 있다. 수출에 기대 사는 우리 한국 경제는 이미 '무풍지대'에 들어섰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수출이 두 달 연속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가뜩이나 불황을 겪는 우리 경제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1월보다 5.8% 줄어든 46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수출이 두 달째 감소한 것은 2016년 9~10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부진한 성적을 낸 이유는 국내 전체 수출의 21% 비중(2018년 기준)을 차지하는 반도체 실적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대비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8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작년 1월보다 36.5％ 떨어졌고 같은 기간 128GB 낸드플래시 가격은 22.4％ 하락했다.
다른 주요 산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반도체와 일반 기계에 이어 세 번째로 덩치가 큰 석유화학 수출액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8.3％, 23.3％ 줄어들며 두 달째 마이너스 행진했다. 석유제품은 작년에 줄곧 수출액이 늘었지만 지난달 4.8％ 감소로 전환했다. 국제 유가 하락이 제품 단가에 영향을 미쳐 수출액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액이 줄었고 휴대폰과 휴대폰 부품을 포괄하는 무선통신기기는 6개 연속 수출액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민간에서 바라보는 인식차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수출 부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심각한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수출이 2월에는 다시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수출물량이 견조하게 늘고 있어 (수출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올해 수출증가율(금액 기준)이 지난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2.5%, 한국금융연구원은 2.1%로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점쳤다.
증권가에서도 수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5.5%에서 2.5%로 내렸고 유진투자증권은 3.5%에서 1.0%로 낮춰잡았다.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액이 작년보다 1.4% 감소해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국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덕분인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이 하향 사이클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우리 경제에서 활력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 되는 모습"이라며 "이제는 경기 둔화가 아니라 급락 가능성에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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