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진행과정 직접 개입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결말
콘텐츠와 쌍방향 소통 장점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결말
콘텐츠와 쌍방향 소통 장점
#PC게임을 즐겨하는 취업준비생 김모씨(30세·서울)는 최근 게임플랫폼 스팀을 통해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라는 게임을 접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하고, 잘못된 선택지라고 생각될 경우 시간을 돌려 다른 선택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말 역시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는게 김씨의 감상이다. 김씨는 같은 장르의 게임을 찾아 설날 연휴 내내 플레이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콘텐츠의 진행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 게임, 영화 등 콘텐츠 속에서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용자가 직접 개입해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선택에 따라 다른 등장인물의 반응이 달라지기도 하고, 결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반적인 콘텐츠처럼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콘텐츠와 이용자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시청자가 선택을 해야 줄거리가 진행된다. 어떤 시리얼을 먹을지부터 직장제의를 수락할지 여부를 비롯한 주인공의 행동에 시청자가 답을 내린다. 이 선택들이 종국에는 영화의 각기 다른 결말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결말들을 모두 보기 위한 '공략법'까지 등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인터랙티브 장르의 영화가 게임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응용한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장르 게임들은 '조작'이 아닌 '감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진행방식이고 이용자들은 이 선택에 따라 게임을 지켜보는 것에서 주된 재미를 느낀다. 지난해 5월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으로 출시된 퀀틱 드림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인터랙티브 장르의 대표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출시 후 전세계적으로 200만장 이상이 팔렸다. 특히 게임 제작에 배우들이 직접 참여해 영화같은 화면을 구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이 장르의 게임들은 직접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게임방송'을 통해 즐기기에 좋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결말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용자들은 이중 취향에 맞는 스토리를 취사선택할 수도 있다. 또한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에 개입해야하는 만큼 몰입도가 높아지는 점도 인기요인이다.
해외에서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대한 실험이 활발한다. 넷플릭스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외에도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 '버디 썬더스트럭: 어쩌면 봉투'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BBC는 AI(인공지능) 스피커 등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시청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라디오드라마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HBO, Eko 등이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작했다. 또한 인터랙티브 게임은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 상태.
반면에 국내 제작사나 게임사에서는 아직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도 이용률이 높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한다면, 국내에서도 인터랙티브 콘텐츠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보고서를 통해 "더이상 TV 시청자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반 콘텐츠를 TV에서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으며, 어린 연령대일수록 편안함을 느끼는 매체는 '인터랙티브'를 지원하고 있다"며 "TV콘텐츠와 '인터랙티브'의 접점은 당분간 매우 중요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비용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연구위원은 "양방향(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제작시 제작기간과 제작비용이 일반 콘텐츠에 비해 2배 이상 소요된다"며 "제작시 매우 난이도가 높은 기술작업이 필요해 방송 업계의 주류 장르로 부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양방향 드라마와 같은 연동형 서비스 구현에는 채널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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