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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게임·영화, 콜라보에 답 있다

이경탁 ICT과학부 블록체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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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게임·영화, 콜라보에 답 있다
이경탁 ICT과학부 블록체인팀장

한국 콘텐츠 산업의 효자인 게임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의 성장과 버팀목 역할을 해온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산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넥슨 창업으로 한국 게임업계의 신화였던 김정주 NXC 대표의 넥슨 매각설은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를 더 떨어뜨려 놓는다. NXC가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정부의 게임업계 규제 피로감에 게임 산업에 흥미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여전하다.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 시장 수출 규모에서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지만, 정작 위상과 이미지는 그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 정부의 색안경을 낀 규제가 한몫 했지만, 게임업계 또한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게임성이 떨어지는 단기 수익성만을 노린 양산형 모바일 게임들은 많은 국내 게이머들의 발길을 돌렸다. 물론 시장경쟁이 매우 치열한 만큼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크지만, 국내 게임업계 '빅3'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그동안 이와 같은 흐름을 주도했다는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갓겜'이라 할만한 고부가가치 게임을 개발할 능력이 거세된 만큼 장기적 흐름에 있어 중국산 양산형 게임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다. 조선업 등 국내 다른 산업군의 경우 아직 중국제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개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업계 또한 이제서야 북미·유럽·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콘솔 게임 시장에 발을 담그려 하지만, 완벽한 완성도와 높은 게임성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시장에서 여의치 않아 보인다.

잠깐 게임 산업 이야기를 접어두고 영화산업 이야기를 해보자. 영화는 종합예술로 그 나라의 문화 경쟁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볼 수 있을 만큼 중요성을 높여가고 있다. 설문조사를 하면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로 '영화감상'이 항상 1위로 꼽힐 만큼 국내 영화 시장 규모는 세계적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한국 영화는 최근 들어 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 영화 대다수가 흥행에 참패하며 '한국 영화 위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영화업계에서 내놓는 작품들이 그때 그때 집권 정부 색깔 취향에 맞추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유명 배우들과 화려한 액션, CG로 이를 보완해도 이미 넷플릭스, 유튜브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을 만족 시키기 어렵다. 앞으로 한국의 '주입식 흥행영화'는 더욱 외면을 받을 것이다.

게임업계나 영화업계나 콘텐츠가 존재하는 본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게임과 영화 모두 현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것을 대리만족하는 수단이다. 넓은 의미에서 게임과 영화 모두 우리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요소가 동일선상인 셈이다. 특히 ICT 플랫폼과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현상을 앞당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나 드라마가 마치 어드벤처 게임과 같이 변모 중이다.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나온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다. '인터렉티브 필름' 장르로 꼽히는 이 영화는 시청자가 직접 영화 속 주인공의 행보와 스토리 라인을 결정하게 된다. 영화 속 주요 순간마다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지고 전지적 작가 시점인 시청자 의지에 따라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 결정들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과 영화의 결말은 달라진다. 직접 이 콘텐츠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것인지, 게임을 하는 것인지 체감이 안될 정도로 몰입됐다.

앞으로 이런 유형의 영화 및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며 답답한 주인공과 스토리를 보면서 고구마를 삼켜야 했던 것을 해소해 줄 것이다. 게임시장에서도 마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근 미래 AI(인공지능) 로봇의 대중화가 된 시점을 다룬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게임을 한 게 아니라 잘 만든 영화 한편을 본 것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작년 콘솔 게임 시장에서 히트를 쳤다. 최근 콘솔 게임의 성공 요소는 게이머들이 몰입 할 수 있는 '영화보다 잘 뽑힌 스토리' 구성이다. 과도한 정치적 메시지로 극의 흐름과 완성도를 떨어트려 흥행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영화 'PMC 더 벙커'가 따라가고자 했던 요소 또한 유명 FPS 게임 '콜 오브 듀티'와 유사하다. 영화를 보면서 게임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시도는 분명 칭찬할 만하다. 갈수록 발전하는 그래픽기술과 VR(가상현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결국 먼 미래에는 게임과 영화의 구분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게임계와 영화계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시점이다. IP(지적재산권) 공유와 같은 기초적 협업을 시작으로, 융합 콘텐츠 개발 공동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와 시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당장 두 산업의 접점이 크지 않은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나서 두 업계가 만날 수 있는 판을 깔아보면 어떨까.
이경탁 ICT과학부 블록체인팀장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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