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강기정 체제 출범
친문체제 공고화 …개혁 고삐
당정청·야당과 소통엔 물음표
여권지도부와 갈등 등 파장도
친문체제 공고화 …개혁 고삐
당정청·야당과 소통엔 물음표
여권지도부와 갈등 등 파장도
연합뉴스
文정부, 청와대 2기 인사
문재인 정부 '청와대 2기'가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체제로 8일 출범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에 맞춰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동력을 확보하고 성과 중심의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소통 능력을 중심으로 인선, 국회와의 '협치'에도 신경을 썼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친문(친문재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청와대 정부'의 병폐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원조 친문' 전진배치를 통한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노 신임 비서실장과 강 신임 정무수석은 모두 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대표적 원조 친문인사로 꼽힌다. 노 신임 실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치 현안은 노영민과 상의한다"고 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중 대사로 외교 경험까지 쌓으면서 비핵화 협상 과정을 논의하며 두 사람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을 수 있다. 강 신임 정무수석은 대선 때 총괄수석 부본부장을 맡은 측근이다. 이번 인사에서 두 사람 외에 윤도한 MBC 전 논설위원을 영입해 국민소통수석을 맡겨 전문가 그룹을 포함하는 모양새는 만들었지만 윤 신임 수석 역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친분이 짙은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친문 일색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임종석 비서실장 체제 때보다 친문 색채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성과에 집착하는 청와대가 부처의 자율성 보다는 정책을 주도·집행하는 '만기친람' 행태가 심화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운동권 출신이자 언론 노조활동을 한 이들을 통해 사회 전반에 대한 더 강도 높은 개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는데, 진보-보수 간 갈등을 심화할 우려도 높다.
이번 인사로 당정청 및 야당과의 관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노 신임 실장이 17·18·19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한 인물로, 여야 의원들과의 친분이 두터워 국회 내 소통이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신임 정무수석 역시 3선 의원으로 초선이었던 한병도 정무수석보다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윤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대언론·대국민 소통 방식의 다양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 신임 실장이나 강 신임 정무수석이 3선 의원 출신이지만 국회에서는 의원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편이 아니어서 소통의 적임자라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청와대와 여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인사로 청와대가 개혁 친문으로 가면서 더욱 폐쇄적 구성이 될 것"이라면서 "임 전 실장까지 당에 오게 되고 3선 의원들(노영민-강기정)이 당청 관계에서 큰 목소리를 내면 여권 지도부의 입지는 자연히 줄어들게 돼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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