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로기수역 찰떡… 진한 여운 느끼시길"
영화 '스윙키즈'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사진)을 만났다. 이 작품은 뮤지컬 '로기수'를 원작으로 인기 그룹 '엑소(EXO)'의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도경수(D.O)가 로기수로 분해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에 합류하면서 탭댄스에 대한 열망을 꿈꾸는 이야기를 감동 있게 그려냈다.
이미 후반 작업을 통해 '스윙키즈'를 수십 번이나 본 상태라 더욱 애착이 갔고, 만족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강 감독은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가 제 의도대로 담겼다. 영화를 만든 스태프들과의 호흡도 완벽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배경인 이 작품은 남·북한군, 중국군, 미군까지 한 데 모인 따뜻한 남쪽 나라 거제도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적 성향은 달랐지만, '스윙키즈'란 댄스단을 만들어 웃음과 감동으로 133분간을 가득 메운다. 음악영화라 O.S.T의 선곡도 중요했지만, 극 중 로기수가 탭댄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잠 못 이룬다는 시각적 표현을 독특한 촬영기법의 새로운 장면 연출도 눈길을 끈다. 이에 강 감독은 "원작에서도 그 장면이 있긴 하다. 마치 '난타'처럼 빨래 방망이를 두드리며 그 박자에 맞추어 탭댄스를 추는 방법을 영화적으로 바꿔 표현했다. 사전 준비도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했다.
'스윙키즈'의 주인공은 인기그룹 '엑소(EXO)'의 멤버 디오(도경수)이다. 아이돌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도 그 입지를 굳히고 있는 도경수를 캐스팅한 이유가 바로 그의 뒤통수. 강형철 감독은 "오디션으로 새 얼굴을 찾을 생각에 마침 도경수란 친구를 알게 되었고, 실물 미팅을 했다. 그의 뒤통수를 보니 소년의 느낌이 강했고, 얼굴은 로기수란 인물에 적합했다"며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 김민호 등 '스윙키즈' 멤버들을 한 데 모은 장본인 '잭슨'역의 '자레드 그라임스'의 출연도 빼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찾았다.(웃음) 에이전시의 힘을 빌어 북미와 유럽 지역의 탭댄스를 할 줄 아는 배우를 물색했더니, 자레드 그라임스의 오디션 영상이 매우 인상 깊었다. 촬영 전 그를 불러 한국의 댄스 선생님에게 소개를 해주니 매우 놀라더라. 이렇게 유명한 사람을 어떻게 캐스팅을 했나 하고 말이다. 자레드 그라임스에게 역할에 조금을 주기 위해 '잭슨의 일기'를 써줬다. 태어날 때부터 줄곧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 쉽게..다른 배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비틀즈의 노래 'Free As a Bird'를 '스윙키즈'의 엔딩 곡으로 꼭 넣고자 했던 강 감독. "제가 데뷔전부터 꼭 쓰고 싶었던 곡이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영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엔딩 곡으로 사용하면 굉장히 멋진 마무리가 될 것 같았다"며 "존 레논 측에서 안전과 평화의 메세지를 담은 '스윙키즈'를 잘 읽었던 거 같다. 운 좋게도 바로 심사에 들어가 통과하게 되었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는 "이념에 대한 이야기, 음악적인 장면 연출 등 여러 퍼즐이 모여 완성된 '스윙키즈'처럼 좋은 작품이 또 나올 거라 기대한다"며 "지금은 '스윙키즈' 홍보에 주력할 것이다. 이 영화가 주는 '긴 여운'을 느껴주길 바란다. 극장 밖을 나가도 가족·친구들과 어울려 영화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성진희기자 geenie6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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