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가전은 LG'란 공식에 아이디어를 입혔다. 웨어러블 로봇, 가구와 생활 가전을 합친 LG 오브제, 물걸레 청소기 등으로 포화한 생활 가전 시장에서 틈새를 파고들며 큰 주목을 받았다. 내년에도 이들의 틈새 전략이 주효할 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제품을 공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로봇 명가'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례로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첫선을 보인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착용자의 하체를 지지하고 근력을 향상시켜 제조업, 건설업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기다.
LG전자는 이 기기를 출시하면서 클로이 로봇 제품군을 8개로 늘렸다. 아울러 로보티즈, 로보스타 등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로봇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편의와 혜택을 주고, 이들을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도 주목을 받았다. 캡슐과 물만 넣으면, 3주 내에 5ℓ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기기다. 송대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사장)이 최근 "맥주 제조기는 해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에 맞춘 제품으로, LG 스타일러와 건조기에 이은 신시장 개척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LG전자가 이 제품에 쏟는 애정은 남다르다.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9에서 첫 공개되며, 다음해 상반기 중 정식 출시한다.
이 밖에도 고급 가구소재와 전자 제품을 결합한 '퍼니처 가구' LG 오브제, 무선 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탑재한 물걸레 청소기를 선보였고, 초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라인업에 와인 셀러,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건조기 제품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한 제품을 지속 공개했다.
LG전자는 해마다 자사 기술을 변형한 이색 가전들을 선보여 왔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의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다. 2011년 새롭게 출시한 이 기기로 의류관리기 시장을 새롭게 만들었고, 스타일러는 고유명사처럼 쓰일 만큼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미세먼지 이슈 등으로 지난해 15만대 규모였던 의류관리기 시장이 2020년 5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LG전자는 이 시장에서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연구개발(R&D)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LG전자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4조338억원으로, 지난 5년 중 처음으로 4조원을 넘겼다. 올 3분기까지의 연구개발비용은 모두 2조8742억원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3조498억원)보다 약 6% 감소한 것으로 비춰볼 때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특허 출원 수도 9103건으로, 국내 500대 기업 중 최다일 정도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생활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가전제품이 주력인 LG전자도 신규 시장 발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트윈워시 세탁기, 트롬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성장' 제품에 늘 먼저 도전하며 신규 고객을 확보해왔다"며 ""AI, 로봇, 초프리미엄 등의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stro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