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직권으로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키로 결정했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 간 찬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오는 18일 시행령을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KBS2,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도 중간광고가 도입된다.
지상파방송 중간광고는 1973년 이후 금지됐지만, 현재 종합편성 채널과 케이블TV 채널을 비롯한 유료방송은 중간광고가 허용되고 있다. 방통위는 최근 유료방송 광고매출과 시청률은 크게 증가한 반면 지상파방송 광고매출은 급감하는 등 방송환경이 급변했다고 판단했다.
지상파 방송의 정확한 중간광고 삽입 시점이나 시간 등 세부 형태는 내년이 돼야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방통위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통해 지상파방송에도 유료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중간광고를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방통위 결정 후에도 논쟁은 식지 않고 있다. 매년 6000억원을 벌어들이는 KBS TV수신료 활용 방안이 빠진 것도 논란거리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중간광고 도입이 지상파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방통위 용역결과에서도 중간광고로 예상되는 광고매출 수익은 3.1%에서 7.7%에 불과하고, 넷플릭스 등 OTT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에서 중간광고로 광고매출이 종편 출범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상파들은 이미 드라마와 예능을 1·2부로 편성하는 편법으로 프리미엄광고(PCM)를 시행해 왔다는 것. 이번 규제완화로 중간광고까지 허용된다면 방송은 더욱 시장에 예속되고 공익을 위한 프로그램은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상파방송 중간공고 도입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보면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를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는 것이다.
김경진 의원은 "지상파방송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어 경영수지 악화가 발생한 것은 그동안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책임도 있겠지만, 수백개의 채널이 경쟁하는 변화된 방송환경 속에서 유독 지상파방송만이 중간광고가 금지된 구조적인 영향이 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도 "중간광고 도입에 앞서 인력 감축, 급여 삭감 등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회복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상파의 내부 혁신을 주문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