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20년 만에 최악 수준
분기 GDP 성장률 2분기째 0%대
4분기 성장 장담 못하는 상황서
한은 전망치 달성 사실상 어려워
분기 GDP 성장률 2분기째 0%대
4분기 성장 장담 못하는 상황서
한은 전망치 달성 사실상 어려워
韓, 스태그플레이션 논쟁 점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기초체력은 갈수록 바닥을 보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가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건설투자는 20년만에 최악으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여기에 반도체를 주축으로 한 수출이 내수 경기 하향세를 붙들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4분기에 이전 분기보다 높은 성장이 필요해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4일 낸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197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 분기별 GDP 성장률은 지난 1분기 1.0%에서 2분기 0.6%로 떨어진 후 2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나타냈다.
이에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보고 있다. 이 전망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4분기에 적어도 0.8% 성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특히 투자는 갈수록 추락세다.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대비 6.7%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분기(-9.7%)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20년만에 가장 낮다. 설비투자도 4.4% 하락했다. 설비투자 하락세는 전분기(-5.7%)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으나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전년동기(0.2%)와 비교했을 때 부진 양상은 심해졌다.
민간소비는 0.5% 증가하며 올해 3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1분기 민간소비는 0.7%에서 2분기 0.3%로 내렸다가 3분기 소폭 개선했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0.8%)로는 증가폭이 축소했다. 수출만 3.9% 늘어나며 홀로 성장률을 이끌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 및 전자기기 덕분에 제조업이 2.3%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4분기에 이전 분기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소비자와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어둡다.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0으로 전월보다 3.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93.9)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다. 기업의 경기 전망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전산업이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12월 전망치는 73으로 대다수 기업들은 전월보다 떨어질 것으로 봤다.
반등 요인도 뚜렷하지 않다. 올해 4분기부터 시작해 5년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5세대 이동통신 투자가 설비투자 상방 요인이라지만 올해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반도체 전망도 어둡다. 세계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는 최근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이 2.6%로 앞선 전망치(5.2%)의 절반수준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는 석유류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상승하며 전월에 이어 2%대를 나타냈다. 이에 경기 불황 중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장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2년 연속 최저임금이 29%가 오르고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는 아니어도 정부가 우리 역량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성장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문제"라며 "특히 이런 점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황병서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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