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하락·출하부진 발목
삼성전자·하이닉스 실적둔화로
상장사 영업익 3.6%↑ 그칠 듯
한전 흑자 전환땐 '증가폭 최대'
삼성전자·하이닉스 실적둔화로
상장사 영업익 3.6%↑ 그칠 듯
한전 흑자 전환땐 '증가폭 최대'
내년 코스피 상장사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내년 증시에서는 주도주와 열등주가 자리를 교체할 전망이다. 특히 치욕스러운 한해를 보낸 한국전력의 내년 실적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196곳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04조4336억원으로 올해 대비 7조941억원(3.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내년 성장세는 한풀 꺾이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둔화가 실적 개선을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내년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가격 하락과 출하 부진, 초과공급 확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9조9421억원으로 올해보다 4조3185억원(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는 2조3250억원(10.4%) 줄어든 20조453억원이었다. 감소액 규모로만 봤을 때 코스피 상장사 중 삼성전자가 가장 컸고, SK하이스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적자 행진'으로 뼈아픈 한 해를 보낸 한국전력의 경우 내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한국전력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9112억원으로 올해(-725억원)보다 이익 규모를 2조9836억원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과 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적자를 지속하다 3분기 영업이익 1조3952억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됐던 적자 늪에서 겨우 벗어났다. 비용절감 노력과 여름철 무더위 전기 판매 수익 증가가 주효했다. 이후 연료비가 다시 하락 국면을 맞고, 전력구입비 역시 줄어들면서 내년 실적 개선에 더욱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전의 가스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비와 민간발전사로부터 구입해오는 전력구입비가 감소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1달러당 연간 1140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닝쇼크'를 겪은 현대차도 내년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현대차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1조345억원(36.4%) 증가한 3조87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내년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면서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 노력과 신차 효과 등이 긍정적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문제가 됐던 미국과 중국에서는 일부 개선될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낮아진 재고 개월수를 바탕으로 싼타페 신차 출시와 코나 공급물량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서는 중국형 신차 등 프로모션 강화를 통해 개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쓰오일(5326억원·39.1%) △기아차(5242억원·43.4%) △삼성전기(5015억원·44.2%) 등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폭이 컸다. 적자 수렁에 빠진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도 내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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