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증여 10월까지 9만2178건
작년 1년치보다 40%나 늘어나
稅부담 커지자 사전증여 확산
내년 공시가격 인상도 '한몫'
서울 매물 잠김현상 심화될 듯
작년 1년치보다 40%나 늘어나
稅부담 커지자 사전증여 확산
내년 공시가격 인상도 '한몫'
서울 매물 잠김현상 심화될 듯
올 들어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집을 자녀나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으로 다주택자들을 옥죄자, 집을 파는 대신 차라리 가족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거나 증여를 택하면서 가뜩이나 주택공급이 부족한 서울지역 매물 잠김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28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주택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의 주택 증여건수는 총 9만217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전체 증여건수인 8만9312건을 10개월 만에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의 주택 증여건수는 1∼10월에 이미 2만(2만765)건을 넘어섰다. 지난 1년치 증여 건수(1만4860건)보다 39.7% 증가한 수치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1∼10월 누적 증여건수는 총 2459건으로, 작년 1년치 증여 건수(1077건)보다 128.3% 폭증했다.
올해 주택 증여건수는 지난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연초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1만1799건이 신고되며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증여할 때 내야하는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중과되는 4월 이전에 미리 증여하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불붙기 시작한 7월(9583건)과 8월(1만130건)에도 급증세가 이어졌다. 집값이 올라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당장 집을 파느니 자녀 등에 물려줘 절세를 하려는 사전 증여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다 9·13부동산 대책 발표 여파로 9월에는 증여건수가 7540건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지난달 다시 1만270건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36.2% 늘었다.
정부가 9·13대책에서 규제지역내 3주택자는 물론 2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도 종부세를 중과하기로 하면서 내년부터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여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내년 초 발표될 주택 공시가격 인상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김종필 세무사는 "내년 종부세 중과 뿐 아니라 공시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절세 차원에서 증여를 검토하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 뿐 아니라 절세 목적의 부부간 증여도 급증했다. 올해 3월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청약 열풍을 일으킨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자이의 경우 입주후 높은 시세차익이 예상되자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일반분양 당첨자의 43.7%에 달하는 739명이 무더기로 부부공동명의 변경에 따른 증여를 신고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세부담이 커져 집을 팔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앞으로 보유세 부담까지 커짐에 따라 주택을 공동명의로 바꾸거나 출가를 앞둔 자녀에게 사전증여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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