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삶의 질 향상 최대성과 … 3년후 드론택배 서비스 목표"

남양주 우체국 근로혁신 전국 확산… 노동시간 40% 줄어
배달현장 오토바이 대신 안전한 초소형 전기차 도입 추진
빅데이터·블록체인·AI 활용… 혁신성장 밑거름 역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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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삶의 질 향상 최대성과 … 3년후 드론택배 서비스 목표"

DT 초대석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에게 취임 이후 지난 1년은 '우문현답'을 행동으로 옮긴 기간이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愚問賢答'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복잡한 문제도 현장을 잘 관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점이 보인다는 것을 강성주 본부장은 경험으로 체득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전국의 우체국 현장을 찾아 직접 배달을 하고 짐을 구분하는 일을 했다. 오토바이를 몰고 시골길을 다니며 '체험 삶의 현장'처럼 집배원같이 생활한 끝에 1년만에 답을 하나씩 찾아냈다. 취임 만 1년째 날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집무실에서 강 본부장을 만나 우본이 전개해 나갈 혁신 사업들을 들어봤다.

"집배원 삶의 질 향상 최대성과 … 3년후 드론택배 서비스 목표"


대담 = 최경섭 ICT과학부장

-취임 1년을 맞았다. 그동안 역점을 뒀던 부문은 무엇이고, 어떤 변화를 이뤄냈나.

"집배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작년 취임 후 처음 간 곳이 경기 남양주우체국이었다. 전국 255개 총괄우체국 중 시간외근무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당시 가보니 근무자 125명 중 20여 명이 주당 100시간 넘게 일하고 있었다. 그때 주6일제였는데, 주 100시간이면 하루에 15시간 넘게 일한다는 의미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10시까지 일하는 거다. 이곳을 잡아야 나머지 254곳도 풀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언했다. 이 우체국의 과로문제를 임기 2년안에 꼭 잡겠다고. 1년을 맞아 그저께 다녀왔는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체 노동시간이 40% 줄어들고 모든 집배원의 주 근로시간이 52시간 이하가 됐다. 집배원들이 고맙다고 인사해서 여러분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했다. 1년간 총 5번 현장을 가서 문제를 찾고 함께 해결방법을 고민한 결과다."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해냈나.

"사람을 늘리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니 처리물량은 같은데도 전체 노동시간이 40% 줄었다. 그동안 12명을 증원했고 소포 분류방식을 변화시켰다.

집배원들은 10명 정도가 한 팀으로 일하는데 우편집중국에서 우체국으로 소포 배달물량이 들어오면 팀별로 당번이 가서 팀 물품을 구분해 가져간다. 이후 팀원들이 다시 자기 구역의 물품을 나눈다. 팀별 구분을 대구분, 개인 구분을 소구분이라고 하는데 대구분 방식을 바꿨다. 우체국에서 하지 않고 우편집중국에서 기계를 이용해 구분하도록 한 것이다. 남양주우체국의 경우 의정부집중국에서 하도록 했다. 대구분 업무를 없애자 집배원들의 근로시간이 1시간 가까이 줄었다. 주로 아침 7~8시에 하던 일이다."

-전국적으로 적용하면 효과가 엄청날 것 같다.

"효과를 확인하고 전국 25개 집중국에서 모두 대구분 작업을 하도록 했다. 물론 집중국은 일이 많아졌는데 인력을 45명 정도 더 투입해 소화할 수 있게 했다. 집배원 2만명이 하루 1시간이면 하루 2만시간을 줄인 것이다.

신문이나 책자 구분을 수작업으로 하는데 그것도 기계로 할 계획이다. 집중국에서 우체국으로 등기우편을 보내주는 방식도 팀별이 아니라 각 개인의 칸을 만들어 개인별로 주도록 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로 소포의 개인별 구분을 구상하고 있다. 집중국에서 2만명의 집배원에 대해 개인별 구분을 해서 보내주는 것이다. 집중국에서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 함부르크를 가보니 기계장비를 이용해서 하고 있더라. 그 방식을 적용하면 아침에 30분 정도를 더 줄일 수 있다. 집배원은 배달에 3분의 2, 물품구분에 3분의 1의 시간을 쓰는데 3분의 1 일거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면 40시간대 근무도 가능해진다."

-현재 인력으로 소화 가능한 일인가.

"전국 우체국으로 이런 시스템을 확산하려면 1000명이 더 필요하다. 다행히 집배원 과로와 사망사고의 심각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대를 갖고 있다. 올해 800명을 증원한 데 이어 내년에 1000명을 증원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국회 상임위는 통과했고 예산결산위원회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필요한 투자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작년만 해도 업무부담 때문에 취미생활은 엄두를 못 내던 집배원들이 살만해졌다고 말한다. 요즘 현장에서 집배원들을 만나면 얼굴이 달라졌다. 우체국에 탁구대도 설치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가진다고 말한다. 지난 1년간 대표 모델 한 곳을 잡아서 눈에 띄는 변화를 이뤄낸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다. 전국 우체국에서 남양주의 기적을 재연하는 것이 나머지 1년의 숙제다."

-배달현장에 오토바이 대신 초소형 전기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하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집배원들의 안전문제다. 올 들어 서산·진주·대구 수성·거창·광주 광산 등에서 5명의 집배원이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중 사망했다. 이들을 포함해 집배원 중 올해만 23명이 사망했다. 차가 살짝 치고 지나가도 오토바이는 큰 피해를 입는다. 오토바이 대신 초소형 차량을 도입하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다.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오토바이는 최대 35㎏을 싣는데 전기차는 200㎏까지 가능하다. 집배원들이 하루에 50개 정도의 짐을 배달하면 100~200㎏인데 오토바이로는 몇번을 왔다갔다 하며 더 실어와야 한다. 그런데 차는 그게 필요없다. 지난 30년간 오토바이로 우편배달을 했지만 크기와 무게가 훨씬 큰 소포 시대를 맞아 퇴장이 불가피하다. 시대적 사명이다."

-초소형 전기차 도입은 어느 단계에 있가.

"현재 전국적으로 48대를 도입해 테스트하고 있다. 좋은 점은 안전하다는 거다. 또 에어컨과 히터가 나오니 쾌적하고 편리하다. 그런데 오토바이보다 기동성이 떨어져 일하는 시간이 더 걸리는 단점이 있다. 오토바이는 좁은 골목도 자유자재로 다니는데 차는 아무래도 그 부분은 떨어진다. 테스트 결과 처음 일주일은 일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 늘었다. 한달 정도 지나자 30분 정도로 좁혀졌다. 아파트가 대부분인 세종시의 경우는 걸리는 시간이 거의 같다.

내년 상반기 1000대를 도입해 광범위하게 로드테스트를 하려고 한다. 이후 하반기 4000대, 2020년 5000대를 더 도입할 예정이다. 총 1만대다. 우리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니 국내에서 제조한 차량만 공급할 수 있게 단서를 달 계획이다."

-우정본부를 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바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구체적인 사업이 있다면.

"블록체인, 간편결제, 빅데이터, 드론,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우체국이 혁신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내고자 한다.

드론은 현재 벤처기업과 협업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실험단계다. 다른 택배나 유통기업들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넘게 걸리는 득량도와 영월 별마로천문대에서 드론 테스트를 했는데 성공적이었다.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별마로천문대는 산밑에서 오토바이로 가면 20분이 걸리는데 드론은 8분만에 가능했다.

이제 2단계로 사업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게 과제다. 지금은 너무 크다 보니 차에 싣고 다니기 힘들다. 전기차에 싣고 다니다 리모컨으로 조작해 자동으로 오가게 하려면 크기가 작아져야 한다. 사업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지 내년에 집중적으로 실험하려 한다.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모두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내년 정부 혁신성장 과제에 우리 드론 사업이 들어가 있는 만큼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빅데이터와 AI는 어떤 접근법을 취하고 있나.

"우편물류, 우체국금융 등에서 데이터는 핵심 자산이다. 기술적 투자와 함께 현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게 필요하다. 지난 추석에 배송물량 예측을 하면서 빅데이터와 사람간 경쟁을 시도했는데 결과는 사람의 승리였다. 추석연휴 배송물량이 얼마나 증가할 지 숙제를 내자 빅데이터센터는 6.9%, 실제 담당부서는 9.1%라는 수치를 내놨다. 차와 인력을 더 확보하려면 정확한 예측이 중요하다. 준비는 9.1%에 맞춰서 했는데 나중에 결과를 보니 9.6%가 나왔다. 빅데이터센터가 진 것이다. 빅데이터센터에 내년 설연휴에는 더 정확한 결과를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빅데이터가 기술적으로 유용하지만 현장에 제대로 적용하려면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앞으로 데이터 분석방법과 기술이 계속 발전해가면서 현장에서 훨씬 많이 쓰일 것으로 전망한다."

-블록체인 관련해선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구상을 하고 있다. 일종의 우편사서함 개념으로, 국민 개개인의 SNS 데이터와 사진을 모아서 안전하게 관리해 주는 개인별 DB 서비스를 그리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 편지묶음 같은 것을 디지털시대에 비슷한 개념으로 만들자는 거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6개월째 운영하면서 공적인 대국민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쓸지 생각을 모아가고 있다. 관련 계획은 연내에 만들어보려 한다."

-간편결제 서비스도 선보였는데 현장 반응이 어떤가.

"지난 9월 4일 포스트페이를 내놨는데 아직 시작단계다. 40만 다운로드가 이뤄졌는데 사용실적은 1억원도 안 된다. 도입한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좋다. 수원 남문 주변에 시장이 9개나 있는데 가맹점이 350개 정도 된다.

QR코드를 누르면 서비스가 활성화돼서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송금과 경조송금이 되는데 장점은 소상공인들이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거다. 신용카드를 쓰면 결제대금이 월말이 돼야 입금되는데 간편결제는 바로 다음날 돈이 들어오는 장점도 있다. 신용카드의 맹점은 잃어버리거나 복제하면 큰일 난다는 건데 이건 그럴 염려도 없다.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면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에 익숙하다 보니 잘 안 쓴다. 가맹가입을 늘리고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정본부는 전체 직원 4만3000명에 전국 조직을 둔 거대 기관이다.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커 보인다.

"사회적 서비스를 하는 공적 기관이니 공공성이 핵심이다. 시장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시장실패를 메꿔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못 미치는 영역,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지점에서 일해야 한다.

택배는 기업과 경쟁하는 면도 있지만 시골만 가도 상황이 판이하다. 우체국보험도 4000만원 이하 착한 금융이다. 이자는 높으면서 수수료는 없다. 1500만 우체국금융 가입자 중 노령자가 많다. 사회가 어려울 때나 재난상황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보다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윤활유 기능을 하고자 한다.

과거 편지가 하던 역할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다 한다. 전국 2만명의 집배원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최근 한 택배회사의 특정지역 업무가 중단됐는데 우체국이 상당 부분을 소화했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 앱 개발법 등을 가르치는 우체국 작은대학도 운영한다. 전국 67개 작은 대학이 있다. 어르신 돌봄서비스도 전국 10개 군에서 하는데, 일주일에 한번 집배원이 어르신들을 찾아 도움을 드리고 사진을 찍어서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애호박 풍년으로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는다는 얘기를 듣고 우체국쇼핑에서 1만5000박스를 팔았다. 예상보다 많이 팔려 배송이 늦어졌는데 국민들이 괜찮다는 댓글로 격려를 보내줬다. 장애인농구대회는 17년째 열어 자리를 잡았고 탈북어린이들에게 음악치료를 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 한중일 우정청장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중국과 일본도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해외 우정청과의 협력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중국은 집배원이 95만명에 달한다. 비행기가 13대고 전국 우체국이 5만개다. 중국과 여러 협력사업을 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제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넘어오고 있다. 대도시는 드론도 시도하고 있다."

-젊은 우체국을 지향하고 있다.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어린이와 젊은 세대에 다가가는 우체국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젊은이들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제제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틴틴우체국을 전국에 10곳에 열었다. 틴틴우체국에 가면 로봇과 3D프린터, 게임 등을 접할 수 있다. 부산 연제우체국은 마치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 같은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우체국이 국민들의 주변에서 생활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소홀했다. 앞으로는 계속 변화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현장행보를 계속 이어갈 계획인지.

"현장의 애로사항은 현장에서 풀자는 게 내 생각이다. 노조가 7개라 노무관리가 부담되는 게 사실이지만 지난 1년간 현장을 다니며 이해도를 높인 만큼 보다 나은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안전 부분은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올연말 조직개편을 해서 의사와 간호사를 직접 채용하려 한다. 지금은 교육을 위한 간호사 한명이 전부다. 의사와 간호사가 현장에 배치되면 집배원들의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산업안전조직을 만들고 전문가를 배치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강성주 본부장은…

◇학력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주요경력

1986 제30회 행정고시 합격
2002.09 안동우체국장
2006.02 정보통신부 기획총괄과 과장
2008.04 중앙공무원교육원 총무과 과장
2009.01 행정안전부 재난총괄과 과장
2009.11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2011.02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파견
2013.04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
2014.02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화전략국장
2016.02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성과혁신정책관
2017.07 ~ 2017.08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2017.08 ~ 2017.11 제32대 경북지방우정청 청장
2017.11 ~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정리=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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