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총수 부재' 최악
현대車, 영업이익률 '1%대'
롯데, 4세 경영안정화 관건
현대車, 영업이익률 '1%대'
롯데, 4세 경영안정화 관건
내년 한국경제 '시계제로'
[디지털타임스 박정일·김아름·김양혁기자]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대내·외 불확실성과 각종 악재로 인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삼성과 롯데 등은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한 마디로 내년 경영 시계는 안갯속이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500대 기업 매출 가운데 5대 재벌 계열사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9.3%에 이른다.
◇"반도체 다음 성장동력 찾아야 하는데…" 오너리스크 발 묶인 삼성=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60조4977억원)은 3개월 전(66조4228억원)에 비해 무려 6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향조정된 이유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사업의 1위 수성, TV와 가전 사업의 수익성 확대, 자동차 전장사업의 본격적인 수익 창출 등도 숙제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의 진짜 고민은 바로 오너 리스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전 정권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조만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 불똥이 또 어디로 튈 지 모른다. 오는 27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혐의'에 대한 첫 공판도 열린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와병 중인 이건희 30년 가까이 위장계열사를 소유했다는 이유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어닝쇼크 극복·신성장 육성·순환출자 해소' 3중고 시달리는 현대차=현대차그룹은 실적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최근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가 3분기 영업이익률 1%대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여전히 미·중 등 'G2'에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두 국가가 촉발한 무역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이에 끼인 현대·기아차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결국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최근 중국 인사를 대폭 물갈이하며 '쇄신' 의지를 과감히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내 전략기술본부를 통해 비(非) 자동차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이스라엘, 국내에 이어 중국과 독일까지 세계 5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혁신) 센터를 구축해 차세대 이동형 수단과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을 주도한다. 크고 작은 투자가 이뤄지긴 했지만,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거둔 게 없다.
여기에 지난해 외국 자본에 막힌 순환출자 해소 이행도 숙제로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를 지배 회사로 만드는 개편안을 내놨다가, 미국계 헤지편드 엘리엇 등의 반대에 막히면서 무산됐다.
◇SK는 '주력 강화·중간 지주·이미지 개선' 등 숙제= SK그룹의 경우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하지만 역시 성장 한계에 부딪친 통신 사업과 고점 논란을 극복해야 하는 반도체, 중국 제조업 경기 위축과 자급률 확대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확보라는 숙제가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 추가 지배구조 재편과 공유 인프라와 사회적 가치 창출 등 그룹의 지속가능 이미지 구축, 그리고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결과 등도 변수로 꼽힌다.
◇'4세 경영' LG, '안정화·능력 검증' 등 숙제=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4세 경영을 시작한 LG는 구광모 회장 체제의 안정화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성 회복,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등이 숙제로 꼽힌다. 여기에 바이오와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사업 재편 성공 여부도 관건이다. 일단 구광모 회장은 상속세 문제를 정공법으로 해소한 데 이어, 예상보다 빠른 경영진 교체와 외부 인재 영입 등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 4세 체제 구축은 일단 원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은 내년부터 시작인데, 대내·외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쉽지 않은 숙제다.
◇'오너 리스크·지배구조 재편·온라인 육성' 첩첩산중 롯데=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출소하면서 그간 중단됐던 '뉴 롯데' 플랜을 다시 가동했다.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의 약점으로 꼽히던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롯데의 물량공세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온라인을 강화할수록 오프라인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딜레마다.
남은 일이 산적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고민거리다. 신 회장은 지난 10월 수감생활을 마치자마자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편입과 롯데건설의 손자회사 편입 등의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과 금융계열사 매각이 당장 발등의 불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슈는 내년에 있을 신동빈 회장의 대법원 판결이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자유의 몸이 되긴 했지만, K스포츠재단에 준 70억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유효하다.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롯데그룹의 '뉴 롯데' 플랜은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박정일·김아름·김양혁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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