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재난대응, 국가 단일시스템이 길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행개련 상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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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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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재난대응, 국가 단일시스템이 길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행개련 상집위원장
금년 11월 9일은 제56주년 '소방의 날'이다. 각 지역 소방서나 의용소방대별로 각각 시행되던 행사를 1963년 당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행사계획을 수립하여 시달함으로써 전국적으로 '소방의 날' 행사가 동시에 거행되었다. 특히, 올해는 소방조직이 역사적으로 기념할 것이 많은 해이기도 하다.

첫째, 1938년 경성소방서(현, 종로소방서)가 119구급차를 운행하기 시작한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이 구급차는 우리나라에서 환자이송 전용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자동차로, 119구급차의 효시다. 둘째, 1958년 제정된 소방법이 60년이 되는 해이다. 60년이 되었으니, 법령 중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축에 속한다. 당시에는 소방법 하나에 화재 예방과 진압, 소방시설의 설치 등 모든 내용이 담겼는데, 이후 전문화가 추진되면서 소방기본법 등 11개의 법률로 분화되었다. 셋째, 1988년 119구조대가 창설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서울에 창설된 구조대가 이후 중앙119구조본부를 비롯하여 전국 모든 소방서에 구조대를 설치하였고 산악, 화학, 항공 등 특수임무 구조대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만 보면 우리나라 소방조직도 이제는 꽤 '고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방조직이 단독 소방청으로 개청한지는 이제 1년이 갓 지났을 뿐이다. 작년에 소방청이 개청하면서 소방공무원이나 의용소방대원들은 수십 년 숙원사업이 이루어졌다고 감동하고 흥분했었다. 구성원이 약 15만 명임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이 없었으니 충분히 이해할 만도 하다.

이제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소방관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단일화 하는 것이다. 지역간 소방역량의 편차를 해소하고 국민에게 균등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소방은 지방사무라는 해묵은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 다행히 지난 30일 '제6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방안'에서 정부는 소방직 국가직화를 위한 소방공무원법 등이 개정될 경우 소방안전교부세율을 현행 20%에서 2020년에는 45%가 되도록 단계적으로 인상하여 소방공무원 충원을 지원한다고 하였다. 일단, 재정지원 방안이 확정되었으므로 이제는 신분법령 개정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재난에 대한 책임이 자치단체에서 있다는 논리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종착단계에 있고, 사통팔달로 연결된 교통 인프라는 사실상 국내 어느 지역도 하루에 왕복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구조나 구급환자의 상당수가 자기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사고를 당하고, 건물에서 발생하는 화재라 할지라도 사상자의 주소지를 파악해보면, 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글로벌 시대를 외치면서도 재난의 양상과는 반대로 대응시스템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자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이제 우리는 소방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전자정부평가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안전도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허황된 꿈은 아니다. "소방이 지방사무냐, 국가사무냐?" 같은 소모적인 논쟁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목표에 장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별 재정여건에 따라 소방서비스의 내용과 품질에 편차가 심각하다는 것을 계속 지금처럼 유지할 것인가? 제56주년 '소방의 날'을 맞이하고, 소방청 개청 1년에 즈음하여 꼭 묻고 싶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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