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알파고보다 무서운 `차이나고`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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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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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알파고보다 무서운 `차이나고`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한국 유통기업의 중국 퇴출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한국 양대 유통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했다지만 공교롭게 사드보복과 중국에서 퇴출이 맞물렸을 뿐이고 문제의 본질은 한국유통기업의 경쟁력이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화장품을 포함한 소비재 유통기업들의 오프라인 매장철수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알파고(AlphaGo)보다 무서운 '차이나고'(ChinaGo)때문이다.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의 비밀은 CPU 1202개의 구글 클라우드 분산 컴퓨팅 컴퓨터가 300개의 서버와 구글 네트웍을 통해 프로 바둑기사들이 둔 16만개의 기보를 실시간으로 연결, 검색해 최적의 위치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중국은 14.8억명의 핸드폰이 연결되어 있고 중국의 국민SNS, 위챗에는 10.4억명의 가입자가 연결되어 있다. 어떤 질문이든 던지면 1분안에 답이 나온다. 알파고보다 센 차이나고의 힘이다. "네트웍의 힘은 가입자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맥칼프의 법칙이 중국에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전세계 유명 유통회사들이 줄줄이 오프라인 매장을 문닫고 나오는 이유도 중국의 O2O때문이다. 구경은 매장에서 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자상거래의 전체 유통업에서 비중이 좀처럼 넘기 어렵다는 10% 임계치를 지나 이미 17.5%에 달하고 있고 그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거지도 QR코드 쓰는 무현금 사회(Cashless Society)가 된지 한참되었다. 중국에서 최대 가입자를 가진 지급결제기관은 공상은행이 아니라 알리페이다. 한국이 중국에서 당하고 나오는 것은 알파고는 알았지만 차이나고를 몰랐기 때문이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지만 정보가 없으면 백전백패다. 한국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중국과 정보전에서 패배한 것이다. 온라인과 모바일이 세상을 바꾼 중국에서 매장수 경쟁하다 고정비도 못 건지는 바람에 문닫고 나오는 것이다. 가성비(價性比)싸움에서 졌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젠 브랜드다. 중국은 13.2억명의 요커들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 전세계 명품의 32%를 사 들이고, 전세계 9대 명차의 27%를 사들였고, 볼보와 벤츠는 아예 회사를 사버렸다. 중국 소비자들 이젠 브랜드와 가성비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래서 한국이 먹고, 입고, 바르던 것은 그냥 가져다 팔던 시대는 끝났다.

한국, 반도체만 강국이지 가전, 조선, 자동차가 중국에 차례로 당해 쓰러져 가고 있다. 플랫폼이 만든 B2B, B2C, C2B의 특징은 중간단계 생략이다. 그래서 중국이 1차벤더, 2차벤더 3-4차벤더식의 중간상이 큰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제조업의 무덤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주도했던 한국판 알파고 플랫폼이라던 AI머신러닝 국가플랫폼이 연구비 부당사용으로 중도 포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국, 파이 키우기는 못하고 파이 나누기에 열중하면 중국에 당한다. 한국 수출의 1/3, 무역흑자의 절반을 버는 나라 중국에서 삼성의 스마트폰과 현대차의 자동차 그리고 한국소비재의 희망이었던 화장품마저 무너져 내리는 데 사회나 정부는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약하고, 제대로된 대책도 없다.

3차산업혁명이 정보화혁명이라면 4차혁명은 데이터혁명이다. 빅데이타에서 IP를 뽑고 이것으로 인공지능 AI를 만들고 로보트의 머리에 집어 넣는 것이다.중국이 지금 세계 최대의 빅데이터 대국이고, AI기술에서 미국 다음이지만 투자규모는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의 로보트 수입국이자 소비국이다.

중국은 지금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모든 것이 돌아가는 플랫폼과 데이터의 천국이고 4차산업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나라다. 4차혁명에서 한국이 정책이든비즈니스든 이젠 중국을 벤치마크해야 하는 슬픈 날이 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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