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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서민주택공급 원활하면 버블 문제 안 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입력: 2018-10-10 18:11
[2018년 10월 1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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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서민주택공급 원활하면 버블 문제 안 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연일 고강도의 부동산 대책이 나오는 와중에 최근에는 버블이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보다 훨씬 더 폭등하였던 글로벌 도시의 부동산도 조정을 보이면서 우리 시장도 폭락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연초에 서울 강남은 이미 거품이 끼어있고, 강북에서도 거품이 생기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그리고 IMF에서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전국적으로는 안정되었으나 일부지역은 과열이라는 진단을 내린 상태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보는 상승인지라 부동산 버블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이 버블이 꺼지면 어떻게 되나 하는 염려도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도 이러한 생각이 팽배했고, 그 결과 부동산 대폭락이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번지기도 하였다. 당시에도 국책 연구원에서 버블이라고 진단하였다.

그렇다면 버블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값이 많이 올랐을 때 거품이 있다고 한다면 도대체 어디 만큼 올라야 버블이라 할 수 있을까. 강남이 지금 폭등한 것을 버블이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대부분의 자산이 오르면 가격 조정을 보이는데 어디 만큼 하락하면 자연스런 가격 조정이고, 얼마나 하락해야만 버블 붕괴라 할 수 있을까. 여기에 명쾌하게 답변을 내놓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잘 작동한다면 부동산 가격은 그 부동산이 지닌 내재가치와 같아지게 되는데, 간혹 시장가격이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비쌀 경우 그 차이를 거품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문제는 내재가치를 판단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래서 거품인지 아닌지 알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게다가 시장 가격이라는 것이 항상 균형가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균형가격과 괴리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오버슈팅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오버슈팅 이후에는 가격하락을 통한 조정을 겪게 된다. 이 경우는 거품이라 하지 않고 자연스런 가격 조정으로 취급한다.

일본 대도시의 경우 1980년대에 거의 4배 가까이 폭등하고 나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런 경우는 누가 봐도 부동산 버블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버블이 붕괴되고 나서야 가격에 거품이 있었는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 집값이 버블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KB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지수를 보면 조사 시작 후 30년간 서울과 강남은 연평균 6.12%, 6.79% 올랐다. 그리고 작년에는 5.28%, 5.65% 상승하였다. 과거에 부동산 광풍이 불었을 때인 1990년에는 37.62%, 38.85% 상승하였고, 그 다음해부터 200만호 입주가 시작되면서 3년간 연 4% 정도씩 하락하였다. 그리고 2001년부터 3년간 연평균 20.10%, 23.84% 상승하였다가 2004년에 1.02%, 1.35% 하락하였으나, 그 다음해는 다시 상승하였다. 이런 모습은 가격폭등에 따른 버블 생성과 버블 붕괴로 해석하기보다는 자연스런 가격 조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물론 당시에는 부동산 거품이라는 진단이 팽배했었다.

대도시의 집값을 가장 오랜 기간 조사한 연구가 있다. 무려 347년간 암스테르담의 헤렌그락트 운하지구의 주택가격을 추적했다. 이 연구에서는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가격을 조사하였는데, 연평균 상승률은 0.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기 들어서는 가격이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각종 버블붕괴와 경제위기가 발생하였으나 결국 상승하는 모습이다. 강남 아파트 값을 물가상승률을 빼서 살펴보면 지난 30년간 연평균 1% 대 상승으로 나온다. 헤렌그락트의 20세기 상승률보다 적다.

오랜 기록을 보유한 선진국을 참고하면, 집값은 오르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도시의 경우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러한 상승과정에서 소외되는 서민층과 청년층 등을 돌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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