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도입 이후 93배 급증
"수수료면제 혜택 대기업 몰려
영세 자영업자만 부담 역차별"
"수수료면제 혜택 대기업 몰려
영세 자영업자만 부담 역차별"
세금과 신용카드의 관계방정식 2題
지난해 신용카드로 낸 국세 규모가 2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 카드 납부 제도가 도입된 2009년 이후 100배 가량 증가했다. 이 때문에 카드로 국세를 내는 납세자가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도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자유한국당)이 국세청에서 받은 국세 카드 납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세를 신용카드로 낸 건수와 금액은 각각 281만8000여건과 20조9765억원이었다. 이는 카드납부 제도가 본격 시행된 2009년(26만8000건·2246억원) 대비 건수로는 10.5배, 금액으로는 93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국세 수납 중 카드납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09년 카드납부 비율은 건수와 금액 기준 각각 1.4%와 0.1%였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9.0%와 7.6%로 증가했다.
이처럼 국세 카드납부가 증가하는 것은 편의성이 높고, 일시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세 카드 납부 수수료를 납세자가 내고 있어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역차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드 납부 수수료율은 2010년까지 신용·체크카드 모두 1.5%였다가 올해 5월부터는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를 적용하고 있다.
국세청이 정확한 수수료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체크카드 수수료율 0.7%를 적용하면 지난해 납세자들이 부담한 카드 수수료는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자동차세나 취·등록세 등 지방세는 카드 납부 수수료가 없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박 의원은 "국세청은 수수료 면제 혜택이 대기업이나 고소득자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지만 카드사들이 애초 대기업에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만 수수료를 부담하는 역차ㄷ별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정부만 합당한 이유없이 전가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수수료를 예산으로 지원해서라도 궁극적으로 면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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