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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래를 환상과 맞바꿔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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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미래를 환상과 맞바꿔서는 안 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산다. 지지 세력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소수와 다수로 나누어 다수의 편을 드는 방법이 있다. 성공한 사람,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은 언제나 소수이다. 이들을 공격하면 다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 1%와 99%, 갑과 을의 전쟁 등 무수한 정치 프레임이 있다. 소수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정한 사례 하나면 족하다. 그 사례를 일반화하고 지속적으로 공격한다. '노예의 길'을 저술한 하이에크는 이러한 행태를 좌익의 일반적 행태로 비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8월 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를 위한 정부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부 근로자의 임금은 올라간다. 장 실장은 이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불평등은 심화됐다. 정책실장은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정책은 통계를 기반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의 성과를 평가한다. 통계청장이 경질됐다. 새로 임명된 통계청장은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것으로 정책 보답'을 천명했다. '좋은 통계'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통계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일이다.

'우리 경제가 어디에 있는가.' 장 실장은 우리나라의 GDP 대비 투자비율이 높은데도 성장률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투자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경직적인 노동시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12위의 GDP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소비가 증가해서 저축률이 줄어들면 1인당 국민소득은 하락한다.

장 실장은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는 이유가 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평등을 강조한다. 통계 오독이다. 국민소득 통계의 가계소득과 가계소득동향 통계의 가계소득을 혼동하고 있다. 국민소득 통계에서 가계소득은 피용자보수, 기업소득은 영업이익 등으로 분류한다. 소비를 결정하는 소득은 피용자보수에서 나오는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 기인한 사업소득, 그리고 임대소득 등 다양한 소득을 모두 포함한다. 국민소득 통계에서 기업소득이 증가했다고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9월 13일 주택시장 안정대책도 소수 집단을 범죄 집단으로 만드는 시각이 숨겨져 있다. 일부 지역 이외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었다. 주택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어 일부 지역에서 투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세금을 올렸다. 자기 집값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투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이제 세금을 더 내게 됐다. 이낙연 총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부 여권 정치인들도 유동성이 너무 많아 집값이 올랐으니 한국은행이 책임지라고 다그친다. 금리까지 올리면 경제 침체는 가속화된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하면서 최저임금을 급상승시켰다. 소상공인들이 총궐기했다. 광화문 광장에 수만 명이 모였다. 60개 업종과 87개 지역단체 등 15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고 한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외쳤다. 2018년 6월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590조 7000억원이다. 대출 증가율도 15.6%로 작년보다 높다. 투기 세력 억제한다고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환상을 만들어 낸다. 백두산 천지의 물을 담는 모습은 우리의 흥분을 자아내는 데에 충분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통일 될 것 같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오랜만에 올랐다. 현실은 냉혹하다. 북한의 핵폐기는 한 마디도 없다. 서울을 겨냥한 미사일은 그대로 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 자금은 우리의 세금이다. 북한 지역에 철도를 건설한다고 우리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국민들은 엄청난 청구서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정치에 성공하기 위해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는 추락하고 있다. 국가채무는 나날이 늘고 국민연금은 고갈되고 있다. 민족의 미래가 백척간두에 서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진영보다 국민만을 바라보며 정책을 수립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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