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 구축 예정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의 핵심 장비로 쓰일 '고온 초전도전자석' 제작이 본격화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이하 사업단)은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IF(비행파쇄분리장치) 시스템에 들어갈 고온 초전도전자석의 시제품을 개발,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연말부터 본제품 제작에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라온 중이온가속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에너지·고출력 중이온빔을 탄소 표적에 충돌시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IF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원하는 희귀동위원소 빔을 분리해 낼 수 있도록 고성능을 갖추면서, 빔이 표적에 충돌할 때 발생하는 방사선 발열에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전자석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에 있는 가속기 시설에서는 열에 강한 산화마그네슘 절연재 기반의 광물절연전선(MIC) 전자석을 활용해 왔으나, 최근 들어 전력효율이 훨씬 높고 방사선 발열을 견딜 수 있는 고온 초전도전자석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단은 MIC 전자석에 비해 전력소모량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크기와 무게가 20% 이하로 작고 가벼워 원격 조작이 쉬운 고온 초전도전자석에 주목했다. 이후 2015년 한국전기연구원과 고온 초전도전자석 공동 개발에 나서 지난 1월 시제품을 완성하고, 냉각특성과 자기장 성능시험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확인했다.
개발된 고온 초전도전자석은 초전도전력기기와 전선에 쓰이는 '희토류 바륨구리산화물' 고온초전도체로 제작됐으며, 절대온도 90K(영하 233도) 이하에서 초전도상태를 유지한다. 또 적은 발열에도 초전도성을 잃어버리는 저온 초전도전자석과 달리 방사선 발열로 인해 다소 온도가 올라가도 초전도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사업단은 라온 중이온가속기에 고온 초전도전자석 7기(사극자석 6기, 육극자석 1기)를 오는 2021년까지 완성해 시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권영관 사업단 장치구축사업부장은 "고에너지·고출력 빔을 고온 초전도전자석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라온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