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北 내각부총리 만난 경제인들
미래성장동력 대북사업 틀 마련 첫발
北, 남북철도·개성공단 확대 등 기대
"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 뒷받침돼야"
미래성장동력 대북사업 틀 마련 첫발
北, 남북철도·개성공단 확대 등 기대
"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 뒷받침돼야"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평양 남북정상회담
[디지털타임스 김동욱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 동행한 기업인들과 관계 부처들도 방북 첫날인 18일부터 일제히 경협 행보에 들어갔다. 미래 한국의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대북 사업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본격적인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 및 기업인들은 이날 북한 리룡남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 면담을 진행했다. 재계에선 방북단에 포함된 기업들의 사업 성격을 감안해 사회간접자본(SOC)·자원개발·가전제품 생산·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어 이들이 들고올 남북 경제협력 결과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남북철도연결과 개성공단 확대는 물론 추가적인 경협 패키지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1단계(100만평 규모, 임가공 위주)에서 멈춘 개성공단이 애초 계획대로 3단계(2000만평, 근로자 50만명, 첨단산업 중심)까지 확대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북한 인력을 활용한 가전제품 조립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99∼2010년 평양에서 브라운관 TV·전화기·라디오 등을 위탁가공 생산했었고, LG전자도 1996∼2009년 국내에서 생산한 TV 부품의 조립을 북한에 맡기는 방식으로 임가공 협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협은 철도·도로→신경제지도→경제 개방 순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종전선언 모멘텀에 따른 철도 연결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는 소규모 대북 제재 완화와 비핵화 과정 개시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고 동해·경의선 철도가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그룹은 에너지·이동통신·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령 북한의 열악한 통신·인프라 개선 측면에서 SK텔레콤과 SK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그룹은 이미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남북 경협 재개 숙원을 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개성관광과 개성공단 외에도 2000년 북측으로부터 7개 SOC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을 얻어낸 상태다.
포스코 역시 2007년 정부 주도 아래 추진됐던 단천 지역 자원개발사업에 참여, 당시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 및 성분을 조사하고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다만 남북 경협 구상이 동력을 얻으려면 UN 안전보장 이사회와 미국의 제재가 풀려야 한다. 특히 '세컨더리 보이콧'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대북사업 자체를 진척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컨더리 보이콧' 은 대북 거래 금지는 물론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도 제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등 다른 국가가 북한과 경협을 추진할 경우 이 법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사업을 추진은 우리 기업에 대한 제재로 직결된다"며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인 만큼 기업들도 공식적인 코멘트를 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정 상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이유가 불분명하고 이번 회담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가시적 행동을 유도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대미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청와대는 국익차원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평양정상회담 MPC=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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