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만 보고 범인 특정… 진범 잡아내는 ‘AI형사’

ATM 조작감시·지문 구별 척척
FBI, 내달 신원 확인에 시범 도입
부산경찰선 절도범죄 입증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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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만 보고 범인 특정… 진범 잡아내는 ‘AI형사’
인공지능(AI)을 범죄수사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 및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ATM 조작감시부터 걸음걸이로 범인을 특정하는 기술이 개발돼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등 AI 기반의 최첨단 수사기법이 등장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FBI(미국 연방수사국)가 이르면 내달부터 지문을 없애거나 조작한 범죄자들도 AI를 통해 잡아낼 수 있는 NGI(차세대 신원 확인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그러나 FBI가 이 시스템을 언제부터 활용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수십 년 간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지문을 성형 및 조작하며 수사망을 피해갔다는 게 FBI의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정상적인 지문과 의도적이거나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지문을 구분해 잠재적 범죄자를 밝혀낼 수 있다.

미국은 이미 AI를 통해 범죄수사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연구에 착수했다. 현재 스탠포드대학의 미칼 코신스키 박사팀은 한 장의 사진만을 보고 정치적 신념부터 IQ까지 모든 것을 탐지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차이로 인한 얼굴 특징의 변화를 감지해 작동된다.

일본 경찰청은 AI 기술을 수사에 도입하기 위해 내년에 처음으로 실증실험에 나선다. 올 초 일본 총무성이 전문가들에게 AI의 활용분야를 물은 결과, 약 70%가 범죄예측이나 예방을 꼽았기 때문이다. 일본 지방경찰에서 AI를 활용한 사례는 있지만, 경찰청 차원에서 AI 실증실험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구체적으로는 방범 카메라가 포착한 차량의 모습이 선명하지 않은 경우 차종을 판별해 내는 실험, 전국 금융기관에서 자금세탁 의혹을 들어 경찰청으로 전달하는 거래 정보 가운데 실제 범죄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거래를 추출하는 실험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규모 스포츠 대회나 국제회의 행사장 주변의 감시카메라가 찍은 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을 자동으로 가려내는 시스템도 개발한다.

국내에서도 AI를 통한 범죄수사 시스템 연구작업이 시작됐다. 올 초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경찰청은 최근 2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범죄 현장 기록을 담은 '임장일지'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범죄자의 여죄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실제 부산지방경찰청에서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분석모델을 활용해 일선 경찰서에서 붙잡은 절도 피의자의 여죄 3건을 추가로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이 분석모델을 경찰의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시범 적용해 운용하고 있다. 일선 수사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불법대부, 다단계 판매 같은 민생범죄 수사에 AI 기술을 도입한다. 우선 연말까지 불법 대부업, 다단계, 부동산 불법 거래, 상표권 침해행위 등 5개 분야 수사에 적용하고, 내년부터 수사 분야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범죄를 잘못 판정할 우려도 있는 만큼 기술 개량과 함께 사람이 직접 관여해 정밀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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